이미 목표가보다 더 올랐는데…빠른 상승에 바빠진 목표가 조정

입력 2026-06-21 07:30  

이미 목표가보다 더 올랐는데…빠른 상승에 바빠진 목표가 조정
'증권사 3곳 이상 목표가 제시' 종목중 77%가 올해 목표가 상향
한달새 목표가 2배뛴 종목도…일부는 뒤늦게 목표가 올리기 급급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상장사 10곳 중 8곳꼴로 증권사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자 증권사들이 뒤늦게 목표가를 올려잡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종목은 보고서가 나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목표가가 두 배 가까이 뛰기도 해, 증권사의 목표가 산출이 시장 흐름을 뒤쫓는 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67개 종목 가운데 지난해 말보다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206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77%에 달하는 수준이다.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종목은 61개(23%)에 그쳤다.
코스피가 반도체 기업 이익 모멘텀 등에 올해 들어 115% 급등하면서 목표주가 상향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올해 1월 22일 사상 처음 '5천피'(코스피 5,000)를 달성한 뒤 2월 25일에는 '6천피'를 넘었다. 이후 지난달 6일과 15일에는 각각 '7천피'와 '8천피'를 넘어섰으며, 이달 18일에는 '9천피'마저 돌파했다.
올해 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된 종목은 대우건설[047040]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의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해 말 4천400원에서 이달 3만4천원으로 673% 상향됐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재건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진 데다, ' 팀 코리아'의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원전 모멘텀도 함께 부각된 영향이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우건설의 목표가를 올리면서 "최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로 대우건설은 첫 해외 원전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며 "향후 체코 테믈린 추가 원전, 베트남 닌투언 원전 등 후속 파이프라인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두 번째로 많이 상향된 종목은 삼성전기[009150]로, 목표주가는 올해 들어 30만1천571원에서 184만8천600원으로 513% 급등했다. 인공지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3위는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2340]로,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 기대에 목표가가 36만3천원에서 140만1천429원으로 286% 상향됐다.
4위는 SK하이닉스로 AI(인공지능) 수요 급증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목표가가 75만6천231원에서 283만5천원으로 275% 올랐다.
뒤이어 두산테스나[131970](262.7%), RFHIC(249.0%), LG이노텍[011070](248.5%), 삼성전자[005930](226.4%), 대덕전자[353200](220.7%) 등 순으로 상향 폭이 컸다.



실적 전망치 상향이 목표가 상향의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주가 상승 속도가 이를 크게 앞지르면서 증권사들이 실적보다 주가에 맞춰 목표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일부 종목은 짧은 기간 동안 목표가가 연이어 큰 폭으로 뛰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일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7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올렸다. 당시 목표가 상향 직전 거래일 종가(4월 30일·83만2천원)가 이미 기존 목표가(70만원)를 웃돈 상태였다.
이어 같은 달 20일에는 160만원으로 재차 상향했다. 당시 이미 7일 전 종가(5월 13일·102만9천원)가 목표가(102만원)를 넘어섰다.
이후 일주일만인 같은 달 27일 190만원으로 올렸으며, 8일 만인 이달 4일 210만원으로 추가 조정했다. 한 달여 만에 목표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주가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며 목표가를 넘어서자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가를 상향하며 뒤늦게 따라가는 모습이다.
대신증권 역시 지난 4월 27일 SK스퀘어 목표가를 76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 뒤, 한 달 만인 5월 24일 150만원으로 상향했고, 이달 18일에는 다시 187만원으로 높였다.
같은 기간 SK스퀘어 주가는 78만9천원(4월 27일 종가)에서 170만원(6월 18일 종가)로 116% 급등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목표가 상향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주가가 기존 목표가에 도달할 경우 추가 상향이 사실상 불가피한 업계 구조가 최근 목표주가 줄상향 현상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로서는 상장기업들이 기업금융(IB) 사업의 잠재적 고객사라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의견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증권사의 주된 수익원이 브로커리지인 만큼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리포트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현 주가가 기존 목표가에 도달했는데도 추가 상향하지 않으면 사실상 고객들에게 매도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목표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르면서 목표주가 역시 빠르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현 주가가 단기 고점일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리포트를 보고 뒤늦게 매수했다가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별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괴리율이 큰 증권사나 매수 의견 비중이 과도한 증권사에 대한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이 신뢰할 만한 리포트를 가려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mylux@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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