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필요한 안전보장 확보…연안국·미국과 긴밀 협력"
오만, 임시항로 제시…해협 통제권 두고 미국-이란 긴장 지속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걸프해역(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선박과 선원 1만1천명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한 대규모 작전에 착수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번 대규모 작전은 이란과 오만 등 역내 모든 연안 국가, 미국, 해양업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밍게스 총장은 이어 "우리는 필요한 안전 보장을 확보했으며 이 같은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안전한 항행 여건을 철저히 검증했다"며 "우리는 선원들의 안전과 세계 무역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계속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올해 2월 말 미국,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선박을 위협하거나 공격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17일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전쟁 전 상태로 다시 개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IMO의 한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선박들에 이동 개시를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상세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IMO는 오만이 선박들에 보낸 공지를 공유했는데, 이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2개 임시 항로가 철수 계획에 사용되며 각 선박에는 개별 연락으로 추가 지침을 전달한다.
로이터는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임시 해상 회랑(통항로)을 제공하기 위해 IMO와 조율했다고 오만 국영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임시 항로를 이용하려는 선박들은 IMO와 오만 당국이 발표한 좌표를 바탕으로 IMO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 조치는 국제법에 따라 전략적 요충지로 간주되는 국제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고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목적이다.
해상 정보 플랫폼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2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상선 최소 36척이 통항했으며 이는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최다로 기록됐다.
도밍게스 총장은 "무고한 선원들이 겪은 역경과 전 세계에 미친 악영향 이후로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합의가 나온 것을 환영한다"며 "이는 해양 안보를 회복하고, 민간 해운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을 끝낼 결정적 단계"라고 평가했다.
도밍게스 총장은 또한 "이번 전쟁 중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14명의 무고한 선원들을 기린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일단 열려 통행량이 늘고 있지만,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이어지고 있다.
이란과 오만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서비스 요금 부과를 공동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 MOU에 따라 이란은 일단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무료 개방하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각종 명목으로 통행료를 걷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주권 행사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의지가 강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쟁 기간 이란의 강력한 억지 수단이자 협상 지렛대로 입증된 바 있다.
미국은 국제수로와 관련해 국제법에 거론되는 통과 통항권을 들어 호르무즈 해협에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 도착해 걸프국 순방을 시작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어떤 나라도 국제수로에 통행료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다"면서 이란의 통행료 부과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cherora@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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