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하며 '동맹 이해관계에 무심' 우려 달래고 '美안보우산' 재확인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리더십과 비교할 데 없는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이란에 공격에 맞서 보여준 용기와 끈기에 찬사를 보냈으며 UAE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24일(현지시간) 루비오 장관이 UAE를 방문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하얀 대통령을 만난 후 나온 국무부의 발표자료다. UAE를 한껏 치켜세우는 내용이지만 역설적으로 미국의 대이란 대응에 대한 UAE의 회의적 시각과 불만, 우려가 미국 외교 수장이 직접 나서서 달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함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25일까지 루비오 장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을 방문한다.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불거지는 걸프국 내 의구심과 우려를 진정시키는 것이 가장 큰 임무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은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에서 중요한 쟁점이지만 걸프국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이란이 결국 후속 협상 기간인 60일간만 무료 통행을 허용하고 그 이후에는 서비스 명목으로 사실상 '통행료'를 받게 될 경우 걸프 산유국의 수출 경쟁력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노출됐던 걸프국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에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무엇보다 걸프국에서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크다.
미국이 이란과 맺은 MOU를 놓고 이란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후속 협상 역시 이란의 역내 파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것이다.

루비오 장관의 '중동 출동'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미국의 대이란 협상 방향을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미국의 안보 우산'에 변함없이 기대도 된다는 메시지를 국무장관이 걸프국 최고위급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다.
루비오 장관은 23일 UAE 아부다비에 도착한 직후 "우리는 그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고 싶다. 우리는 그들의 안보 우려와 역내 경제적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원의원 시절 대표적 대이란 강경파였던 루비오 장관은 그간 미국의 대이란 대응에 있어 상대적으로 절제된 행보를 보여왔다. 전쟁 국면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협상 국면에서는 미국 대표단 수석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
미국과 이란의 MOU 체결을 두고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워싱턴 정가에서는 루비오 장관이 조용히 웃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특히 이란 전쟁과 협상이 루비오 장관과 밴스 부통령의 2028년 차기 대권 도전에 미칠 여파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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