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주협력 주도해온 볜즈강 국방과기공업국 부국장 조사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당국이 군수산업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반부패 척결 작업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의 우주 분야 핵심 인사가 조사를 받게 됐다.
25일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볜즈강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SASTIND) 부국장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기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고위 공직자를 부패 등 혐의로 조사할 때 '기율·법률 위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조사 사실이 발표되면 사실상 공직에서 낙마한 것으로 간주한다.
볜 부국장은 지난달 중순 열린 국방과학기술산업 홍보 및 군수문화 건설 관련 회의를 끝으로 한 달 넘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가 소속된 국방과기공업국은 공업정보화부 산하 정부 기관으로, 그 기능이 우리나라의 방위사업청과 유사하다.
특히 무기장비 연구개발과 생산 관련 사항을 조직·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군수 계약이나 방산 프로젝트 승인과 관련한 권한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볜 부국장은 이곳에서 우주 분야를 담당하는 시스템3사와 기획조정실 성격의 계획사 등을 거쳤다. 2024년부터는 우주개발 정책과 국제 우주 협력을 총괄하는 국방과기공업국 내 국가항천국(CNSA) 부국장을 겸임했다.
최근 수년간 브라질·프랑스·러시아·파키스탄·아프리카 국가들과 위성 개발 등 중국의 국제 우주 협력 체결·협상을 주도해온 인물로도 꼽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볜 부국장에 대해 "중국의 우주 탐사를 위한 국제협력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군수산업을 겨냥한 중국의 '호랑이(부패한 고위관리) 사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중국군은 2023년부터 대대적인 반부패 수사에 착수해 로켓군과 장비발전부 비리 사건을 적발했으며, 국방과기공업국 출신 고위 인사들도 연달아 낙마한 바 있다.
국방과기공업국 전 부국장 장젠화가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다 작년 10월 공산당에서 제명됐고, 국방과기공업국장을 지낸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마싱루이도 지난 4월 낙마했다.
마싱루이의 후임으로 국방과기공업국장을 지낸 쉬다저와 장커젠 역시 1년 넘게 공개 활동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수업체인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의 전 대표인 탄루이쑹은 지난 3월 뇌물 수수와 내부자 거래 등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고 전 재산 몰수 판결을 받았다.
연합조보에 따르면 볜 부국장을 포함해 올해 들어 중앙이 직접 관리하는 고위 간부 35명이 조사를 받았으며, 이는 작년 상반기 32명을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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