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벙커'에 아파트?…"나치 흔적 보존해야" 주장도

입력 2026-06-30 20:41  

'히틀러 벙커'에 아파트?…"나치 흔적 보존해야" 주장도
권력 과시용 '신제국 총통관저' 유일한 흔적
당국 "극우 순례지 될 수도" 개발 반대 안해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정부청사 지하에 지은 벙커가 아파트 신축 공사로 철거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나치 흑역사의 상징적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일간 벨트에 따르면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 있는 신제국 총통 관저 벙커 부지에 7층짜리 주거용 건물과 6층 사무용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10년간 인근 부지를 매입했다는 부동산업자는 공사를 위해 벙커의 절반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 벙커가 포함된 신제국 총통 관저는 히틀러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9천만 마르크, 오늘날 돈으로 4억8천200만 유로(8천513억원)를 들여 지은 폭 421m짜리 초대형 호화 건물이었다. 히틀러 집무실과 정부청사로 쓰인 이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동베를린을 점령한 소련이 철거했다. 현재 남아있는 흔적은 이 벙커가 유일하다.
벙커는 문화재로 지정되지도 않아 빗물이 들어차고 지상은 잡초로 뒤덮이는 등 방치돼 있다. 베를린시 문화재자문위원회는 지난해 3월 총통 관저가 나치 종말을 상징하는 장소인 만큼 벙커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문화재 지정을 검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은 극우 세력에 악용될 수도 있는 벙커를 놔두느니 차라리 아파트를 짓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티안 게블러 베를린시 건설장관은 "언젠가 순례지가 될 수도 있다"며 "벙커를 보존하기 위해 아파트 신축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역사공간 보존운동 단체 베를리너운터벨텐의 디트마어 아르놀트는 "나치 권력 중심지의 마지막 흔적을 허무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벙커 시설 중 1천200㎡가 여전히 보존돼 있다며 2차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전시공간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를린이 함락된 직후 헬무트 바이들링 베를린 전투사령관이 이 벙커에서 걸어나와 소련군에 투항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기록돼 있다.
1945년 4월 30일 히틀러가 자살했다고 알려진 이른바 '총통 벙커'는 이번에 철거가 예정된 벙커에서 걸어서 약 3분 거리에 있다. 히틀러는 종전 반년 전 연합군의 최고 위력 폭탄에도 견디도록 벙커를 새로 짓고 그곳에 숨어 지냈다. 소련군 공병대는 1947년 12월 이 벙커를 폭파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총통 벙커 부지는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