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트럼프 핵심 경제·이민정책 제동…국정동력 '타격'

입력 2026-07-01 07:27   수정 2026-07-01 07:47

美대법, 트럼프 핵심 경제·이민정책 제동…국정동력 '타격'
출생시민권 금지·상호관세 무효화…우편투표·성추행사건 판결도 악재
배럿 등 보수 대법관 일부도 다수 의견 합류…마가 지지층 불만 표출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보수 우위의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에 잇달아 제동을 걸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을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2월 대법원이 전 세계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무효로 판단한 데 이어 다시금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취임 첫날 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강경 이민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 등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고 1·2심에서 위헌 판단을 내리자, 지난 4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법원의 구두 변론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출생 시민권 금지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보수 6, 진보 3의 보수 우위인 대법원은 이날 진보 대법관 3명에 보수 대법관 3명이 가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실상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는 수정헌법 14조에 위배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때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브렛 캐버노 대법관도 다수 의견에 동참했다.
다만 캐버노 대법관은 행정명령이 현행 연방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을 뿐, 위헌이라는 다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반면 로버츠 대법원장과 배럿 대법관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생 시민권 금지는 강경 이민 정책의 상징적 조치였던 만큼, 이번 판결은 법률적 의미를 넘어 정치적으로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입법으로 해당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위헌 논란이 불가피한 데다 의회 문턱도 넘어야 해 현실화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대법원 결정에 대해 "이는 우리나라에 큰 불행"이라며 "의회는 돈이 많이 들고 불공정한 출생 시민권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오늘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시진핑 주석과 위대한 나라 중국이 출생 시민권 문제에서 거둔 엄청난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해 대법원 판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부자 등이 원정 출산을 통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월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서도 6대 3 의견으로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IEEPA에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것은 법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상호관세를 대체할 10%의 글로벌 신규 관세를 곧바로 도입했다. 이르면 다음 달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새 관세가 도입될 전망이다.
출생 시민권 판결은 상호관세 판결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가 대법원에서 잇달아 제동이 걸린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보수 성향 대법관 일부가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함께 행정부의 권한 행사에 제약을 두는 판단을 내리면서 보수 우위 대법원이 주요 정책마다 반드시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나온 대법원 판결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법원은 전날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집계하는 일부 주(州)의 제도에 대해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미시시피주 공화당이 주(州)의 우편투표 관련법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관 5명의 다수 의견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또 대법원은 자신이 패소한 성추행 사건의 판결을 재검토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도 전날 기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고인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500만 달러(약 77억원)를 배상하도록 한 원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으며 앞서 1·2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전날 판결에서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해임에도 일단 제동을 걸었다. 쿡 이사에게 해명할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이사직을 일단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중 3차례 있었던 연방 대법관 임명 기회마다 보수 성향 인사를 임명함으로써 6대3의 확고한 보수 우위 대법원을 만들었다. 그런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해소와 낙태 관련 판례 변경 등에서 트럼프에 힘을 실어 준 것도 사실이지만 헌법과, 법률가로서의 양식·양심 등에 비춰 '선'을 넘은 정책에까지 '고무도장' 역할을 하지는 않는 양상이다.
물론 대법원은 최근에도 몇몇 사안에서 전형적인 보수 성향 판결을 내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전날 정부 내 독립 기관 소속 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이날 트랜스젠더의 여학생 스포츠팀 참여를 금지한 일부 주 법률을 합헌으로 판단했고, 공화당이 주도한 소송에서 정당의 선거 지출 한도를 무효화하며 공화당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한편, 보수 대법관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배럿 대법관은 상호관세, 출생시민권, 우편투표 등 주요 사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다수 의견에 잇따라 합류하면서 강성 지지층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기도 했다.
yu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