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고유가 효과 '소멸'…5월부터 적자전환하기도

입력 2026-07-05 06:35  

정유업계 고유가 효과 '소멸'…5월부터 적자전환하기도
1분기 대비 실적 하락 예상…유가급락 속 원가부담에 마진축소
유가프리미엄·운송비·보험료 부담 여전…3분기 적자전환 예상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정유사들의 호실적이 채 1개 분기를 못 넘길 전망이다.
최근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세가 꺾이고 3분기에는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

5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1조966억원으로 1분기 영업익 1조2천311억원에 비해 약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석유 사업에서 1조9천3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2분기에는 1조2천550억원으로 약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포함한 정유업계 실적은 이달 들어 빠르게 꺾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전쟁 후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종전 기대감으로 최근 70달러 안팎까지 낮아진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정유사들은 전쟁 후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확보한 원유를 2분기 말부터 정제공정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비싸게 만든 석유 제품을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싸게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재고 관련 손실 영향과 마이너스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 전 확보한 원유 재고가 많지 않았던 일부 기업은 5월 말부터 정유 사업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1분기 호실적 속에서도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다.
당시 업계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것은 전쟁 후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관련이익과 래깅효과의 영향으로 발생한 일시적 이익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 약 6조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원이 재고관련이익과 래깅효과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이처럼 유가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반대로 유가 하락 시 그만큼 손실이 증가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재고관련손실 영향과 마이너스 래깅 효과가 더욱 심화하면서 정유 사업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산유국들이 기준유가에 프리미엄을 더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여전히 높게 유지하는 점도 부담이다.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에 적용하는 OSP는 최근 3개월 평균 배럴당 14.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1.26달러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무상 통항이 휴전 기간 이후로는 불투명하고, 운송비와 보험료도 높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평상시 배럴당 0.5달러 수준이던 리스크 프리미엄이 아직도 20달러를 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75달러라고 하더라도 실제 도입 가격은 95달러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원유 도입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 수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 이후 체결한 장기계약 물량이 실질적으로 도입될 무렵인 올해 3분기 말은 돼야 원가 부담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의 상당 부분은 유가 급등에 따른 일시적 평가 이익이었다"며 "유가가 하락하는 3분기에는 실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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