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 모인 자리에 찬물…당사국들은 강경 태도 유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 회의에 참석해 그린란드 이슈와 스페인과 '무역 단절' 가능성을 거론하며 또 한 번 서방 동맹에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나토 주요 회원국에 여러 차례 당혹감을 안긴 터라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도 그가 우호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개최 장소인 튀르키예에 도착하자마자 서방이 민감해하는 그린란드 문제에 무역 분쟁까지 또다시 입에 올리면서 회담 분위기에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 도착한 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그린란드는 미국에 매우 중요하지만 덴마크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보호하는데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고 국방비를 증액하라는 미국의 요구도 거부한 스페인을 향해서도 무역 관계를 끊겠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스페인을 나토의 "끔찍한 파트너"라며 "우리는 더는 스페인과 무역하고 싶지 않다"고 직격했다.

이러한 발언을 쏟아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있었지만 그는 뤼터 사무총장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나토가 테러 지원국 1위인 이란에 대해 우리를 돕지 않았기 때문에 나토에 대해 불만스럽다"며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낼 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마지못해 나토 정상회의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하며 "기대치가 낮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격분은 특히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또 뤼터 사무총장이 나토의 국방비 증액 계획 발표에 대해 "이것은 당신의 승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려고 했지만, 아첨은 통하지 않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럽은 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자국 영토를 포함한 나토의 모든 영토를 방어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을 포함한 모두가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을 존중해주길 바란다"며 "그린란드는 절대 매각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대변인은 "그린란드 미래에 대한 결정은 그린란드 주민과 덴마크인의 것"이라며 "EU는 덴마크, 그린란드 주민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평소와 다름없는 것으로 봤으며 양국 관계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반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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