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내부 사정으로 일정 조정"…변경 일정은 미정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추진하는 스마트폰용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업체 넥스플렉스의 매각 본입찰 일정이 연기됐다.
매도 측인 MBK파트너스의 주요 투자기업인 홈플러스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은 여파로 풀이된다. 여기에 일부 주요 인수 후보의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인수전의 경쟁 구도도 약화하는 모습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스플렉스 매각 주관사인 도이치뱅크 측은 당초 지난 10일 예정됐던 본입찰 일정을 연기한다고 지난주 원매자들에 통보했다. 변경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일부 원매자들은 다음 주부터 추가 현장 실사에 나설 예정이다.
도이치뱅크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 가운데 3~4곳을 인수 적격 후보로 선정하고, 지난 5월 이같은 결과를 통보했다. 이후 약 두 달 만에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다시 미뤄지면서 최종 인수제안서 제출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게 됐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넥스플렉스 매각 일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2일 주관사 측으로부터 MBK파트너스의 내부 사정으로 인해 넥스플렉스 거래 일정이 한 달가량 밀렸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홈플러스 사태 때문에 일정이 밀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2주 안에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지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로서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따른 법적 대응과 운영자금 조달 방안 등 후속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시에 진행 중이던 넥스플렉스 매각 작업도 사실상 속도 조절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주요 인수 후보로는 어펄마캐피탈-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비롯해 부산에쿼티파트너스(부산EP),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참여한 태광그룹 등이 거론된다.
어펄마캐피탈과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당초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양측의 결합이 구속력있는 형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과정에서 한쪽이 인수전을 이탈할 경우 다른 원매자와 새로 손잡을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둔 구조라는 것이다.
이번 매각은 MBK파트너스 5호 블라인드 펀드(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펀드)의 주요 투자금 회수 작업 가운데 하나다. 넥스플렉스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약 851억원으로 전년 약 463억원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에비타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이를 기준으로 MBK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에 대입할 경우 산출되는 넥스플렉스의 기업가치 대비 현금창출력(EV/EBITDA) 배수는 약 9∼10배다. 다만 주요 원매자들이 잇달아 이탈한 데다 본입찰까지 연기되면서 MBK파트너스가 원하는 가격에 거래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해졌다.
넥스플렉스는 스마트폰용 연성회로기판(FPCB)의 핵심 원료인 FCCL을 생산하는 업체다. SK이노베이션 FCCL 사업부로 출발해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됐다. 현재는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23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넥스플렉스 지분 100%를 약 5천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매각 측은 이번 거래에서 최소 8천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일부 후보가 검토를 이어가고 있지만 인수 후보군에 변수가 생기고, 본입찰도 연기되면서 거래가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남은 후보들이 매각 측의 가격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ihell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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