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퓌스 무죄 판결 120주년…프랑스 대법원 앞 동상 설치

입력 2026-07-13 01:55  

드레퓌스 무죄 판결 120주년…프랑스 대법원 앞 동상 설치

드레퓌스 무죄 판결 120주년…프랑스 대법원 앞 동상 설치
프랑스, 7월12일 국가 기념일 지정…마크롱 "반유대주의 악령 여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9세기 말 독일 스파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투옥됐던 프랑스 유대계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의 무죄 인정 120주년을 맞아 그의 동상이 대법원 앞에 설치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대법원이 드레퓌스에게 무죄를 선고한 지 정확히 120주년이 되는 12일(현지시간) 첫 국가 기념식을 열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7월12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1894년 당시 프랑스 육군 포병대위였던 드레퓌스는 반유대주의 기류에 휩쓸려 독일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 판결을 받았다.
이후 참모본부 정보국장이던 조르주 피카르 중령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것을 계기로 어렵게 두 차례 재심이 이뤄지면서 드레퓌스 대위는 1906년 7월 무죄 선고와 함께 복권됐다.
이 사건으로 당시 프랑스 사회 전체는 드레퓌스파와 반(反)드레퓌스파로 양분돼 심각한 갈등을 겪었으며, 이 사건을 통해 프랑스 사회 내 반유대주의가 얼마나 만연해 있었는지가 드러났다.
높이 3.5m의 드레퓌스 조각상은 1985년 처음 제작됐다. 애초 군사 교육기관인 에콜 밀리테르 안뜰에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군 수뇌부의 반대로 설치되지 못해 40년 동안 파리 곳곳을 떠돌아다녔다.
이후 무죄 120주년을 맞아 대법원 앞에 제자리를 잡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드레퓌스 사건은 1906년 대법원 판결과 드레퓌스의 군 복직으로 끝난 역사가 아니다. 반유대주의라는 오래된 악령이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사라진 적이 없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며 항상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드레퓌스 지지자들의 유산을 계승해 나갈 것을 촉구하며 "'드레퓌스주의'는 한 사람이 속한 종교, 출신, 공동체가 그를 맹목적인 사법과 여론의 희생양으로 내몰 수 있는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이제 유대인들이 피신하고, 머물며, 구출됐던 모든 집, 모든 건물, 모든 장소에 나치의 야만성으로부터 그들을 구해낸 의인들 이름을 새겨야 할 때"라며 "모든 지자체가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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