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옥석 가리기…우량 등급이라도 '개별 체력' 따진다

입력 2026-07-14 09:19  

회사채 옥석 가리기…우량 등급이라도 '개별 체력' 따진다

회사채 옥석 가리기…우량 등급이라도 '개별 체력' 따진다
고금리 부담에 중앙그룹·홈플러스 사태 영향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고금리로 회사채 발행시장의 위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량 회사채를 두고도 투자자들의 선별적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금리 부담에 중앙그룹과 홈플러스 등 개별 기업의 신용 이슈까지 겹치면서 같은 우량 등급 안에서도 기업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따라 온도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량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는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경계감과 발행 부담 등이 겹치며 확대됐다.
지난주 AA-등급 회사채 3년물과 국고채 3년물 금리 격차는 70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지며 2024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는 의미로, 이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을 의미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고금리 부담에 기존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도 새로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상환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발행 만기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은 약 43조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53조원에서 약 20% 줄었다. 반면, 만기 상환한 회사채 규모는 올해 상반기 48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41조원보다 18%가량 늘었다.
발행 규모에서 만기상환 규모를 뺀 순발행 기준으로 살펴보면,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 공급 위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상반기 12조원이 순발행된 반면, 올해는 약 6조원이 순상환됐다.



공급이 귀해진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은 우량 회사채 안에서도 선별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한시화 연구원은 "발행액은 증권업종이 8조4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사·자본재 3조원, 필수소비재 2조8천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며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진 증권 업종과 방산 관련 기업이 포함된 상사·자본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며 평균적으로 민평(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 대비 7∼8bp(1bp=0.01%) 낮은 수준에 발행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가 상승 속 화학, 에너지 등 소재 관련 업종과 건설, 유통 등 일부 업종의 결과는 부진했다"며 "화학은 민평금리 대비 34.9bp 높게 발행되며 전 업종에서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최근 상반기 수요예측 결과도 이런 온도차를 반영한다. 6월에 발행된 AA+ 등급인 NH투자의 2년 만기 회사채는 8.4대 1, AA등급 한국투자증권의 2년 만기 회사채는 11.4대 1의 단순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3월 발행된 AA- 등급인 SK지오센트릭의 경쟁률은 1.3대 1에 불과했으며, AAA등급인 롯데케미칼도 3년 만기 회사채 경쟁률이 2.5대 1에 그쳤다.
이런 차이는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라는 '이름표'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까지 따져 기업을 선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일부 기업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발행 규모를 늘렸다.
한 연구원은 "올해 발행조건이 확정된 무보증사채는 모집예정액은 총 19조2천억원이었으나 실제 발행액은 31조원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AA 회사채 발행액이 가장 많았으며, 모집예정액 대비 66.1% 증액돼 등급별 증액률이 가장 높았다"며 "AAA급은 발행 건수가 적었지만, 실제 발행액은 모집예정액보다 65.5% 증가해 AA급에 준하는 증액 성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은 크게 감소했으나,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했다"며 "지난 6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10개 기업 모두 모집예정금액을 상회하는 자금을 확보하며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등급 내에서도 업종이나 업황 등 기업 펀더멘털에 차이가 있다"며 "이 때문에 상황이 괜찮은 기업은 민평 대비 낮은 금리에, 그렇지 않은 기업은 높은 금리에 발행하는 등 양극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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