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해제 구역서 석유 시추·우라늄 광산 개발 가능성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타주(州) 내 국립 보호지역에 해당하는 내셔널 모뉴먼트의 면적을 대폭 축소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유타 베어스 이어스·그랜드 스테어케이스 내셔널 모뉴먼트에서 약 300만 에이커(약 1만2천140㎢)를 떼어내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두 내셔널 모뉴먼트의 크기는 기존의 1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내셔널 모뉴먼트는 국립공원과 유사하게 자연 보호, 문화유산 보존 등을 위해 개발로부터 보호받는 토지다.
통상 국립공원은 의회에서 지정하지만, 내셔널 모뉴먼트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대통령이 지정할 수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6년 그랜드 스테어케이스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베어스 이어스를 각각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셔널 모뉴먼트 축소와 개발에 관심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베어스 이어스와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의 크기를 각각 83%, 47% 축소했으며, 해제 구역을 석유 시추와 우라늄 광산 개발 등에 개방한 바 있다.
이에 이 지역 원주민 부족과 환경단체가 소송을 제기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내셔널 모뉴먼트를 원복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정부와 부족이 함께 이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공동 협약까지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석유 시추업자와 목축업자들은 광활한 토지가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인 것에 계속 불만을 가져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자 또다시 축소 조치로 이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더 큰 땅을 내셔널 모뉴먼트에서 제외했다며 "우리가 첫 번째 때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유타 주민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두 내셔널 모뉴먼트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도 유명하다.
그랜드 스테어케이스는 퇴적암층이 발달해 티라노사우루스 등 여러 공룡의 화석이 발굴되는 지역이다.
베어스 이어스는 나바호 네이션, 호피족 등 원주민 부족 5곳의 고향으로,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암각화, 절벽 가옥 등 고고학 유적지가 곳곳에 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와 원주민 부족은 이번 행정명령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원주민 측을 대변하는 앤서니 산체스 주니어 베어스 이어스 부족 연합 공동의장은 "경계가 축소되지 않은 지금조차도 (암각화 파손)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원주민 암각화에 대한 반달리즘(공공시설·문화유산 등의 파괴·훼손)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또다시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남유타 황야 연맹은 성명을 내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하고 불법적인 행위가 거부될 것이며 모뉴먼트는 복원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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