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중증환자 느는데 진단·격리·치료 지연"
"미국, 민주콩고 체류 자국민도 바로 입국 못하게 조치"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 누적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섰다.
15일(현지시간) 민주콩고 언론공보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에볼라 누적 확진자는 2천11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754명으로 이틀 만에 52명이 더 숨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사망자가 37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사망자가 정확히 2배가 된 셈이다. 치명률은 1주일 전 32%에서 37.5%로 올랐다.
그동안 완치 판정을 받은 인원은 366명이며, 확진자와 접촉한 이에 대한 추적률은 67.4%로 내려갔다고 민주콩고 정부는 밝혔다. 이마저도 앞서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아프리카CDC)는 실제 접촉자 추적률이 이에 훨씬 못 미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많은 감염자가 의료시설에 도착하지 못한 채 지역사회에 머물면서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치크웨 이헤크웨아주 WHO 보건위기 프로그램 책임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통계보다 최소 2~4배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신규 감염자의 80%가 보건당국이 관리하던 접촉자 명단 밖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 통계가 실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WHO는 치명률 증가의 원인으로 중증 환자가 느는 데 비해 진단, 격리, 치료 접근이 지연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WHO가 분석한 확진 사망자 430명 가운데 약 92%는 치료시설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헤크웨아주는 "환자를 더 빨리 찾아 치료시설로 옮겨야 지역사회 전파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환자를 수용할 치료 시설 부족도 동시에 문제로 지적된다.
북키부주 격리시설은 병상 가동률이 120%를 넘는 상태이고, 진원지인 이투리주 부니아의 치료센터도 거의 만실 상태로 알려졌다. 일부 치료센터는 임금 체불을 이유로 파업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민주콩고에 체류 중인 자국민도 미국행 상업항공편을 바로 탑승할 수 없게 금지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민주콩고에 체류 중이거나 최근 떠난 미국인이 최소 21일 동안 제3국에 머물기 전까지 탑승 금지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에도 약 24명의 미국인이 미국행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새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됐으며, 국무부는 이들이 제3국에서 대기하는 동안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앞서 에볼라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국 21일 이내에 민주콩고, 우간다, 남수단에 체류했던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지만, 자국민을 상대로 이 같은 여행 제한 조치가 시행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근무했던 대니얼 저니건 박사는, 감염 위험이 거의 없는 미국인의 귀국까지 막기 위해 탑승 금지 정책을 적용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의료와 공중보건 책임을 제3국에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여행객들이 자신의 이동 경로나 에볼라 노출 사실을 숨기도록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콩고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2명의 미국인은 모두 독일에서 치료받은 바 있다.
미국은 또 자국민 에볼라 확진자 치료를 위해 케냐에 미국인 전용 격리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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