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 '노에트라'에 첨단 칩 활용…"일본의 새로운 승리 만들 것"
젠슨황 "日장인정신, 피지컬AI에 필수"…제조 대기업과 다각도 협력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확보해 자국 제조 대기업들과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이른바 '피지컬 AI' 분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16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엔비디아 첨단 AI 반도체 '루빈' 약 2만7천500장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의 루빈 칩 확보가 국가 조달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해설했다.
한국은 엔비디아로부터 첨단 GPU 26만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루빈 칩의 전 모델인 블랙웰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엔비디아 GPU를 소프트뱅크그룹을 주축으로 NEC, 혼다, 소니그룹 등 일본 대표 기업 44개사가 연합해 추진 중인 자체 인공지능(소버린 AI) '노에트라'(Noetra) 개발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노에트라 사업에 올해 3천873억엔(약 3조7천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총 1조엔(약 9조5천억원) 규모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산업계가 가진 제조업 데이터를 활용해 산업용 로봇 등 특화 분야의 AI·로보틱스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추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범용 모델 경쟁에서 이미 선두에 선 미국·중국과 맞상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 현장 특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오사카부 사카이시 샤프 옛 공장 터에 들어설 일본 최대급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첨단 GPU를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여기서 이뤄진 AI 연산을 바탕으로 개발한 소버린 AI 노에트라를 자국 기업들에 배포해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도쿄과학대학,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옥스퍼드대학 등 세계 13개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설립해 이미지·영상 생성, 인간과 로봇 간 협조 등 5가지 테마를 연구하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내놨다.
젠슨 황 CEO는 일본 제조업이 쌓아온 노하우에 대해 "이 나라의 보물로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며 "피지컬 AI 관련 인프라는 일본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담바 히로노부 노에트라 사장은 "일본의 새로운 승리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일본 경제산업성과 협력 발표 전 후지쓰가 주관한 좌담회에 화낙, 야스카와전기, 가와사키중공업 관계자들과 참석해 이들 기업이 제조업·유통업·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피지컬 AI를 상용화하는 데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AI 에이전트·로보틱스용 기반 모델인 네모트론, 코스모스와 로봇 내장용 반도체 기술을 제공하며, 후지쓰는 피지컬 AI를 실행하는 운영체제(OS)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지금의 로봇 기술은 한 분야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로봇을 만드는 수준에는 이르렀지만, 이 로봇을 다른 다양한 분야의 제조 현장에 적용할 때는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산업을 지탱하는 다양한 중소 규모 제조 현장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일본 제조업 현장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대대손손 이어지는 '모노즈쿠리'(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제조문화)를 가진 나라로, 일본 제조업 현장에 축적된 노하우와 첨단 피지컬 AI를 결합하면 세계 최고의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자동차와 자동차 제조용 로봇 개발에 협력하는 한편 혼다,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 등과 AI·로보틱스 기술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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