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습·이란 보복 2주만에 중단…불안한 '물밑대화' 소강 국면

입력 2026-07-27 02:41  

美공습·이란 보복 2주만에 중단…불안한 '물밑대화' 소강 국면

美공습·이란 보복 2주만에 중단…불안한 '물밑대화' 소강 국면
트럼프 "이란과 대화 진행 중"…이란 "美공습 중단에 보복작전 중단"
요격 미사일 부족한 美의 전술상 중단 지적도…이란 "회의론 더 커"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을 다시 끌어올렸던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공방이 2주 만에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외교적인 물밑 대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게 공방 중단의 이유이지만, 그간 군사적 충돌과 협상이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양측 인식차가 워낙 컸던 만큼 포성을 잠시 멈춘 기간 동안 휴전 및 종전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민간 선박 공격을 재개하자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 연속으로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강력히 타격했다.
이란은 중동 지역의 미 동맹국들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를 상대로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을 가했다.
휴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종료된 상황에서 발생한 무력 공방 재개는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 유가 급등을 불러왔다. 미군도 이란의 보복에 장병 4명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對)이란 공습 중단을 지시했다. 그날 미군으로부터 공습 계획을 보고받았으나 승인하지 않았다.
이유는 이란과 물밑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지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했고, 같은 날 저녁 백악관 기자협회(WHCA)에서도 "나는 기꺼이 (이란 제안에) 귀를 기울일 용의가 있다"고 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6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 "대통령이 현재 하는 일은, 우리가 그간 지켜본 것처럼, 대화에 '어느 정도 여지'(some space)를 주고 있는 것"이라며 "협상이 진행 중이다. 실무진부터 최고위급까지 모든 레벨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역시 미국이 공습을 멈추면서 보복 공격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은 이날 "미군의 공격이 이틀 전 밤까지 이어졌으나, 최근 이틀 동안은 멈췄다. 우리의 군사 전략은 기본적으로 보복에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우리도 보복 작전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13일간의 무력 공방의 원인이 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민간 선박 안전 통항 문제에 대한 대화도 진행 중이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25일 테헤란에서 이란과 오만의 선박 안전 통항을 관리하기 위한 공통 원칙과 운영 메커니즘을 논의하는 외무차관급 회담이 수차례에 걸쳐 진행됐다면서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중단 지시는 오만 협상단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에 도착한 지 수 시간 만에 내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이 이날까지 멈춘다면 사흘째 충돌 소강상태가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는 양측의 대화가 계속될지, 이 국면이 종전 MOU의 재발효나 완전한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오히려 양측 모두 잠시 숨을 고른 뒤 재차 공습을 주고받는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합의가 안 될 경우 즉각적인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미군이 이번 공습을 중단한 한 가지 이유가 이란의 보복 공격을 막아낼 미군의 방공 미사일이 급속히 소진되는 상황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요격 미사일 재고가 채워지면 언제든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
오만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협상도 양측이 합의에 이른다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오만은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의 영해권을 양분하고 있는 미 동맹국으로 이란은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오만과의 협상을 통해 향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 성격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시도해왔는데 이게 현실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용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란의 고위 소식통도 이날 로이터 통신에 미군의 공습 보류가 "낙관론보다는 회의론이 더 큰 상황"이라며 "진정성 있는 조치라기보다는 전술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해 미국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이번 전쟁의 또 다른 당사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종식 조건에 대해 "이란의 정권이 바뀌거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될 만큼 충분히 약화돼야 한다"고 말해 대이란 공세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공격 보류에 대해 "그(트럼프)가 격렬할 군사적 충돌 없이도 (평화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그건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는 10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장기집권 연장을 위해 전쟁이 계속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방미해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 회담 역시 현재의 소강상태가 지속될지, 다시 무력 공방이 발생할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의 하나가 될 수 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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