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어둠의 사흘' 속 목표가 줄하향에도…주가 괴리율 96%
증권가 "견고한 펀더멘털에 주목"…일각선 "경쟁심화·공급과잉 전환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달 31일 20% 넘게 폭등했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은 여전히 10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사흘 연속 폭락장(7월 28∼30일)에서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잇달아 낮췄지만, 두 종목의 주가가 워낙 큰 폭으로 떨어진 탓에 이후 급반등에도 평균 목표가는 여전히 현 주가의 두 배 수준이다.
2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26만2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로부터 최근 1개월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가 평균은 51만4천545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이 기대하는 목표가가 주가보다 96% 높게 형성된 것이다.
지난 7월 한 달간 삼성전자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11곳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31일 제시한 65만원이 가장 높았다. DB증권은 같은 날 가장 낮은 36만원을 제시했다.
대다수 증권사가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고 유진투자증권은 자체 투자의견 중 가장 높은 등급인 'Strong Buy'(매수)를 유지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 내용을 두고 "예상보다 큰 수준의 장기공급계약(LTA) 목표 물량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100조원 이상의 주주환원 집행에 앞서 직원 성과금 지급을 위한 자사주 매입 수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메모리 업체들의 수급을 안정시키며 주가 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주 종가가 171만8천원이었다. 최근 1개월 평균 목표가 337만1천538원과의 괴리율은 역시 96%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13곳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30일 제시한 470만원이었으며, 가장 낮은 목표가는 BNK투자증권이 같은 달 29일 제시한 148만원이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기존 185만원에서 하향 조정하며 투자의견 '보유'(Hold)를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수요 모멘텀 피크아웃(정점 통과)에도 기업들은 경쟁적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공급과잉 전환 우려가 크다"고 봤다. 또 "업황 고점에서의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장 흥행은 경쟁심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주고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통과했다는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주 관련 악재가 잇따랐다.
중국이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에 착수했다는 소식과 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SK하이닉스의 시장 기대에 못 미친 2분기 실적 등에 투자심리가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사흘 연속 급락하는 이른바 '어둠의 사흘'이 연출되자 증권사들도 두 종목의 상승 여력을 잇달아 낮춰 잡았다.
지난달 29일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33%씩 하향 조정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낸드 계약가격 하향 전망에 따른 주가 조정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했으나 곧바로 중국 노광기 국산화 이슈가 이어졌다"며 "업계 전반의 주가 낙폭은 과도해 보이지만 목표가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59만원에서 45만원으로, SK하이닉스의 경우 42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도 삼성전자(50만원→40만원)와 SK하이닉스(350만원→300만원)의 목표가를 낮췄다. 다만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격한 주가 조정은 피크아웃 우려보다는 메모리 호황을 앞두고 과도한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6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낮추면서도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제기해온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2027∼2028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실적 성장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며 단기 반등을 기대했다.
대신증권과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도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낮췄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사실상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주 두 종목의 목표가를 모두 높였다. 삼성전자 목표가는 59만원에서 65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의심을 반영하고 있으나 견고한 펀더멘털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 기업가치와 이익의 방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DB증권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를 175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한편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주식(ADS)은 현지시간 7월 31일 전장보다 3.54% 내린 143.73달러(한화 약 20만7천600원)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ADS 1주가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이는 지난주 국내 본주의 종가 171만8천원보다 약 21% 높은 수준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이를 두고 "한국 시장에서 본주가 상한가를 기록하자 장 초반 9% 넘게 상승하기도 했지만, 일본의 키옥시아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가이던스(전망치)를 발표하자 낸드 가격 상승세 둔화 우려를 자극하며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 ADS는 지난달 10일 공모가 149달러로 상장해 이후 14일 27.29% 폭등하며 193.9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본주 당시 시세(191만3천원) 대비 프리미엄은 46%에 이르렀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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