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미달로 상폐위기…시장 약세에 문제 없는 상장사까지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5년 전부터 가족과 함께 2천만원을 투자했는데, 지금 손실만 90%가 됐어요.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되고 나니 더 떨어지는데, 이대로 상장 폐지될까 봐 너무 답답해서 요즘 잠도 못 잡니다."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게 된 상장사가 지난 한 달 매일 한곳꼴로 속출한 것으로 2일 나타났다. 함께 벼랑 끝에 몰린 주주들이 각종 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해결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한 코스닥 상장사의 주주인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답답함을 털어놨다. 그는 "해당 상장사에 전화해 회사 자본금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 등으로라도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를 막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A씨는 결국 회사 임원과의 통화 중 언쟁이 커져 경찰에 고소장까지 제출한 상태다.
회사와 긴밀하게 접촉하며 논의하고 있다는 주주도 있다.
마찬가지로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의 한 주주는 다른 주주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회사를 방문해 면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상장사 시총이 소형주 주주들의 핵심 리스크가 된 건 정부가 코스닥 밸류업 정책 일환으로 상장유지 기준을 강화한 후부터다. 지난 1일부터 상장 유지를 위한 시총 기준은 코스피서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됐는데, 이달 들어 이 기준에 미달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속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지정우려 공시를 낸 코스닥 상장사는 무려 30개다. 매일 한곳씩 낸 셈이다.
특히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8거래일간 19곳(졸스[018700], 앤씨앤[092600], 예선테크[250930], 바이오인프라[199730], 휴맥스홀딩스[028080], 삼보산업[009620], 씨엑스아이[900120], 형지I&C, 비케이홀딩스[050090], 아이스크림에듀[289010], 조이웍스앤코[309930], 유진테크놀로지[240600], 파이온엑스[900100], 핑거스토리[417180], 나노씨엠에스[247660], 바른손이앤에이[035620], 딥커머스[900110], 썸에이지[208640], 유디엠텍)의 공시가 한꺼번에 몰렸다.
이 때는 코스피의 반도체주 중심 급락 영향으로 코스닥도 덩달아 하락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폭락했던 때다. 시장 찬바람에 소형주부터 당장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셈이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닥은 8거래일 중 5거래일 하락했다.
코스닥의 월간 수익률로 보면 지난달은 -21.4%를 기록, 역대 7번째 하락률로 나타났다. 이때 코스닥은 700선을 이탈, 2024년 12월 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30.99(지난 29일 저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역대 1위 하락률인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0월(-30.12%)보다 낮지만, 지난 31일 11.63% 반등이 없었다면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을 수 있다. 지난 30일까지만 해도 코스닥 월간 하락률은 29.62%를 기록 중이었다.
또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1천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올해 가장 적었다. 직전 달인 6월(10조원)의 60%, 가장 많았던 5월(15조5천억원)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각 상장사의 실적이나 자본금 문제가 없는데도 이런 시장 전반의 흐름을 추종하는 만큼, 시총만을 기준으로 상장 폐지하는 현 조치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는 계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는데 최근 갑자기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빠진 탓에 시총을 밑돌게 된 회사가 상당수다. 상장사들 사이에서도 자조적인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시총 미달 요건의 경우 일정 기간 지속되면 이의신청 등 구제 절차 없이 곧바로 상장 폐지되는 데 대해 "시총 미달이 시장 전반의 문제인지 상장사 개별 문제인지, 또 상장사가 시총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자구적으로 노력했는지를 심사하는 절차가 없다 보니 억울한 상장사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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