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 보고서…"호스팅은 자국화, 칩공급은 편중"
SK텔레콤·리벨리온, 추론 칩 시장 파트너십도 언급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세계 각국이 데이터 주권 등을 위해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인 '소버린 AI'(Sovereign AI·자국 AI)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하드웨어는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에 압도적으로 종속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소버린 AI 대형언어모델(LLM) 연구보고서'에서 전 세계 독자 AI의 92.4%가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사용해 훈련하거나 추론을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AMD의 점유율은 4.1%, 3위 사업자 세레브라스는 1.7%에 그쳤다.
이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자체 AI 모델과 전용 인프라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55개국 170개 이상 모델을 분석한 결과다.
각국은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역내에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AI 칩만은 엔비디아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아인슈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연구원은 "호스팅(서버 운영)은 점점 자국화하고 있는 반면 AI칩 출처는 그렇지 않은 사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대다수 자국 LLM 개발사들은 (엔비디아 플랫폼인) 쿠다(CUDA) 생태계에 이끌려 엔비디아 AI 칩을 활용해 LLM을 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러한 독점 구도 속에서 한국은 엔비디아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AI 스타트업 '모레'는 엔비디아 라이벌인 AMD의 반도체를 기반으로 '라마-3-모티프-102B'를 개발했고, 모레의 자회사 모티프도 AMD 플랫폼을 통해 LLM을 구축하고 있다.
다른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가 AMD 그래픽처리장치(GPU) MI355를 도입한 것도 핵심 사례로 소개됐다.
추론 칩 시장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SK텔레콤과 파트너십을 결성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언급했다.
AMD의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유럽연합과 호주 등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세레브라스는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퀄컴은 사우디아라비아 휴메인과 손을 잡았고, 구글은 이스라엘의 AI 스타트업에 자체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후지쓰 A64FX' ARM 중앙처리장치(CPU)를 LLM 훈련에 활용한다.
그러나 시장을 선점한 엔비디아의 아성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인슈타인 연구원은 "자국 AI 인프라 시장이 확대되면서 엔비디아는 세계 각지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범위한 파트너십을 지속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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