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포켓몬 개발사의 야심작, 왜 기대에 못 미쳤나

입력 2026-08-08 11:00  

[게임위드인] 포켓몬 개발사의 야심작, 왜 기대에 못 미쳤나
세계관·전투는 호평…레벨 디자인·최적화는 아쉬움
그래픽·번역 완성도도 혹평…게임프리크 기술력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포켓몬스터'를 만든 일본 게임사 게임프리크가 오랜만에 신규 IP 게임 '비스트 오브 리인카네이션'을 내놨다.
비스트 오브 리인카네이션은 모종의 이유로 인류 문명이 멸망한 서기 4천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신비한 소녀 '엠마'와 그를 따르는 거대한 개 '쿠'가 게임의 타이틀 명이기도 한 '윤회의 짐승'을 토벌하러 모험을 떠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MS) 신작 발표회에서 올해 핵심 신작 라인업으로 공개된 비스트 오브 리인카네이션은 본가 '포켓몬스터' 제작진이 만드는 트리플A급 액션 게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게임업계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지난 4일 출시 이후 이용자와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 매력적인 세계관·전투…구성과 진행 방식은 아쉬움
검을 쓰는 앳된 인상의 여성 주인공이 황폐화된 세계를 탐험한다는 게임의 콘셉트는 '니어: 오토마타'나 '스텔라 블레이드' 같은 앞서 나온 액션 어드벤처의 DNA를 정면 계승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대립 구도 속 사람이 늑대와 교감을 나누며 함께 싸우는 묘사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도 연상시킨다.
적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받아치면서 자세를 무너뜨리고, 강한 일격을 꽂아 넣는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식 전투도 손맛이 살아 있다.
그러나 이 게임은 수많은 성공적인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 다수의 요소를 차용하고도, 이를 하나의 완성도 높은 플레이 경험으로 연결하는 데는 아쉬움을 남긴다.

초반 안내가 다소 부족한 구간이 있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중에는 게임의 성장 시스템과 무관한, 비교적 긴 과거 회상 장면이 반복된다.
그래서 '전투→성장→더 강한 적에 도전'이라는 액션 게임의 핵심적인 플레이 흐름이 여러 차례 끊기면서 몰입감이 다소 떨어진다.
레벨 디자인은 일정 부분 오픈월드 구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은 선형적인 일자식 구성이며, 적 구성의 다양성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앰비언트 팝 스타일의 감성적인 사운드트랙은 인상적이나, 일부 구간에서는 반복적으로 들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정작 중요한 보스전이나 스토리 연출에는 배경음악이 거의 나오지 않아 다소 절제된 연출로 느껴질 수 있다.
주인공의 의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하다. 장비를 바꿔도 외형은 그대로며, 의상 변경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 그래픽과 최적화에서 엇갈린 평가
전반적인 시각 효과는 최근 출시되는 현세대 트리플A 게임과 비교하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캐릭터 조형, 지형지물의 질감 표현과 디테일, 전투 이펙트 모두가 현세대 트리플A 게임과 비교하면 디테일 측면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제작진의 아트 디자인 역량에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지만, 그걸 담아내는 기술적 구현이 야심찬 아트 디자인과 기획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
저사양 기기에서의 원활한 플레이를 고려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PC 환경에서는 최적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026년 기준 하이엔드급 GPU인 RTX 5080을 장착한 PC에서도 1440p 환경에서 프레임이 급격히 떨어지며 화면이 뚝뚝 끊기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캐릭터들의 표정 연기도 다소 자연스럽지 않은 모습이 눈에 띈다. 대화할 때 고개는 등속 운동으로 움직이고, 입 모양과 표정 연출이 다소 단순한 편이다.

부실한 한국어 번역 또한 이 게임의 낮은 평가에 일조하고 있다.
게임 속 주적인 동물과 식물이 결합한 괴물들은 일어판에서 '부식체(腐食?)', 영어판에서 'Malefact'라고 칭해진다.
그런데 한국어 버전에서는 '부식몬'으로 번역했는데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게임 분위기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번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작품은 게임프리크가 포켓몬 시리즈를 넘어 신규 AAA급 IP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기술적 완성도와 게임 구성 측면의 과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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