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헌법위원회, 청소년 보호 필요성은 수긍
엘리제궁 "대통령, 총리에게 새 법안 초안 마련 지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헌법 재판기관이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한 법안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위원회는 해당 법 조항이 "15세 미만 청소년의 표현 및 의사소통의 자유에 대해 적절하지 않고, 필요하지 않으며, 비례적이지 않은 침해"를 가한다고 지적했다.
즉 미성년자를 SNS 위험에서 보호한다는 입법 목적 자체와 별개로 15세 미만의 SNS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은 기본권 제한 정도가 지나치다고 본 것이다.
헌법위원회는 아울러 정부가 미성년자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SNS 가운데엔 "미성년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험이 입증되지 않은" 플랫폼들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헌법위원회는 프랑스 정부가 요구한 플랫폼의 연령 확인 시스템 역시 특정 연령대의 SNS 사용을 금지하려면 성인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가 특정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는 사생활 보호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헌법위원회는 다만 SNS 위험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따라서 정부나 의회가 좀 더 정교하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법을 다시 설계하면 SNS 규제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지난달 21일 프랑스 상·하원이 승인한 법안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은 SNS 계정을 개설할 수 없게 했다. 이미 만들어진 계정은 폐쇄하되, 플랫폼들에 4개월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청소년의 SNS 사용 금지를 적극 추진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로서는 이번 헌법위원회의 위헌 결정이 뼈아프게 됐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곧바로 성명을 내 "대통령은 총리에게 헌법위원회의 결정과 유럽의 법적 틀을 고려해 가능한 한 조속히 견고한 법안 초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엘리제궁은 "이를 바탕으로 임기 종료 시까지 우리 아이들을 SNS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안과 수단을 결정하는 건 대통령, 정부 및 국회의 몫이 될 것"이라며 "내년 봄까지 이 개혁을 성사하겠다는 대통령의 결의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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