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0주년 인터뷰…"이익 나면 연구개발·설비에 선투자해야"
"해외사업 핵심은 '한국의 제대로 된 맛' 판다는 회사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박진선 샘표 대표는 17일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게 샘표가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필동1가 샘표식품 본사에서 오는 20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인터뷰에서 "돈만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1997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내년이면 30년째 샘표를 이끌게 된다.
박 대표는 "좋은 기업이면서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아남아야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돈을 벌기 위해 모든 것을 거기에만 맞추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샘표는 창업 이래 인위적인 구조 조정이나 노사 분규를 한 번도 겪지 않았다고 한다.
1960년대 말 유리병 세척 기계가 도입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될 처지였던 계약직 여성 근로자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 일은 샘표의 기업문화를 상징하는 사례다.
박 대표는 식품기업들의 고질적인 저임금 문제에 대해 "이익이 나면 연구개발과 설비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며 "이를 지키고 남는 것이 있으면 구성원들과 나눠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손익이 나빠지면서 설비 투자를 못 하고 미뤄 왔다"며 "이제 문제가 해결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 취임 직후인 1990년대 후반 샘표는 큰 경영 위기에 부닥쳤다.
장류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고 대형 할인점이 등장하면서 유통과 소비 환경이 급변하던 시기였다. 경쟁사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샘표의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박 대표는 "그때 경쟁사를 따라가며 이러저러한 일을 하기보다 우리가 하던 일을 그대로 했다"며 "상대가 우리를 공격해도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했고, 결국 그 위기를 넘겼다"고 떠올렸다.

박 대표는 해외 사업이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봤다.
박 대표는 "한국의 맛과 문화를 함께 알려야 한다"며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한국의 제대로 된 맛'을 파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가 생각하는 기업의 미래는 승계보다 가치에 달려 있다. 아들이 현재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가 자동으로 후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누가 내 자식이냐보다 이 회사를 내가 생각한 가치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다"며 "아들이라도 그 가치와 맞지 않으면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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