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특구 추진 남동부 지역도 '소탕'…마을 불태우고 민간인 살해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군사정권에서 민간 정부로 간판을 바꿔 단 미얀마 정권이 민간인 상대 공격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이번에는 불교 사찰을 공습해 두 자릿수대 사망자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중부 사가잉 인근 먀웅 지역에서 정부군 전투기가 한 사찰을 폭격, 여성 3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반군 관계자가 밝혔다.
익명의 현지 주민도 전투기가 15분 간격으로 폭탄 두 발을 투하해 자신의 장모를 포함한 14명이 사망했으며, 주민들이 희생자 시신을 화장한 뒤 근처 마을로 피난했다고 전했다.
당시 이 절에는 여름철 집중 참선 수련 기간인 하안거(夏安居)를 맞아 100여명이 1주일간 수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던 민 아웅 흘라잉은 지난 4월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취임한 뒤 인도, 중국, 라오스, 태국,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제사회 복귀를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가한 살상·체포 등 직접 공격 건수는 4월 121건에서 5월 223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 민간정부 전환 이후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미얀마 외교부는 반군·테러단체의 군사적 목표물만을 겨냥해 제한적인 공습과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자제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얀마군은 러시아 등과 협력해 산업단지 등 경제특구(SEZ) 개발을 추진 중인 남동부 타닌타리주 다웨이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이 지역에 군 병력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군은 지난달부터 이 지역에 병력 수백 명을 보내 마을을 불태우고 현지 반군과 교전했으며, 반군은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군은 지난 6월 말 다웨이와 같은 '전략 프로젝트'를 보호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그 이후 약 700명 규모의 부대가 이 일대 지역으로 진격해 마을을 습격하고 민간인을 살해하고 있다고 ACLED는 전했다.
한 반군 관계자는 로이터에 정부군이 최소 3개 마을의 가옥을 소각하고 현지 피란민들을 지원하던 구호 활동가 3명을 살해했다면서, "그들이 다웨이 경제특구를 운영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비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웨이 경제특구 사업은 당초 2008년 태국과 합작으로 시작됐다가 현지 주민 반대와 자금난으로 인해 2013년 중단됐다.
그러나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다웨이 경제특구 개발을 주요 의제로 논의하는 등 외국 지원을 받아 이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ACLED에 따르면 5년 6개월째 지속 중인 미얀마 내전 관련 사망자는 최근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작년 희생자 규모는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았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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