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4천억원 넘어…상속·증여세 조세지출 2.5조 육박
李대통령 "주차장이 무슨 가업" 지적하기도…대기업이 늘어난 감면의 71% 차지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이대희 기자 = 가업상속공제로 공제받은 재산가액이 지난해 5천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이 입수한 재정경제부의 '2025년도 조세지출결산서' 등을 분석해 보면 지난해 가업상속공제를 인정받아 공제받은 재산가액은 5천410억원으로 전년보다 3천118억원(136.0%) 많았다. 2015년에는 344억원이었는데 10년 사이에 약 15.7배로 늘었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사망자)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중소기업을 물려받으면 경영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가업상속공제 금액은 2011년에는 57억원이었는데 대체로 증가해 2020년(1천360억원)에 1천억을 넘었고, 2023년에 3천180억을 기록했다. 2024년에 2천292억으로 일시 감소했다가 작년에 대폭 늘었다.

세제 당국 관계자는 상속은 사망에 의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해 가업 상속 공제가 급증한 것이 "우연적인 일"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살아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적용하는 특례도 최근 수년간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을 미리 물려줄 때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가업승계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이하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를 인정받은 금액은 작년에 4천388억원으로 전년보다 1천357억원(44.8%) 많았다.

10년 전(2015년·499억원)의 약 8.8배 수준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금액은 2010년에는 11억원에 불과했는데 2021년(1천152억원)에 1천억원을 넘긴 후 급속하게 늘었다.
지난해 조세지출을 세목별로 구분해보면 상속·증여세는 2조4천741억원으로 전년보다 7천685억원(45.1%) 많았다. 2015년(1천294억원)의 약 19.1배로 늘었다.
조세지출은 조세감면·비과세·소득공제·세액공제·우대세율 적용 또는 과세이연 등 조세 특례로 사실상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재산에 적용한 상속공제금액은 5천57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천732억원(45.1%) 늘었다. 금융재산 상속공제는 2022년 1천89억원(52.9%) 늘어 3천147억원을 기록한 후 3년 만에 가장 큰 비율로 증가했다. 재경부는 "주가 상승 등에 따른 공제 대상 금액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상속·증여세 조세특례 증가에는 경제 전반의 성장과 공제 한도의 확대 등 제도 변화가 함께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사자들이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더 유리한 납세 방식을 찾은 결과로도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제도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법의 틈새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4월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며 "부동산 500억 갖고 있으면 주차장 만들어서 좀 하다가 10년 지나면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꼼수 상속'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목된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직접 빵을 굽는 경우에만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고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 병원·약국 등은 대상 업종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이달 초 발표했다.
작년 조세지출결산서를 보면 세금 감면의 혜택이 분야에 따라서는 경제력 집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상호출자제한기업(상출집단)의 국세감면액은 4조2천685억원으로 2024년(2조3천476억원)보다 81.8% 증가했지만, 중소기업 감면액은 18조8천301억원으로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기업 감면액은 2조7천21억원 늘었는데 증가분의 71.1%를 상출집단이 차지한 셈이다.
지난해 전체 국세감면액은 76조1천84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보험료 특별소득공제 및 특별세액공제가 7조2천53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혜택을 누가 봤는지를 소득 10분위로 구분해보면 보험료 공제의 경우 51.5%가 상위 10%에 계층에 귀착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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