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작가 조오 "아이와도 슬프고 무거운 주제 나눌수 있어야"

입력 2026-08-23 07:38  

그림책 작가 조오 "아이와도 슬프고 무거운 주제 나눌수 있어야"

그림책 작가 조오 "아이와도 슬프고 무거운 주제 나눌수 있어야"
"2025 대한민국 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점과 선과 새'…LA서 독자 만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도시에 사는 까마귀 한 마리.
어느날 친구인 참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크게 다치자 창문에 작은 점을 찍기 시작한다. 다른 새들이 유리창을 피해 안전히 날 수 있도록.
그림책 '점과 선과 새'는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이라는 현실 속 문제를 따뜻한 온도의 그림과 동화 같은 이야기로 엮었다.
이 책을 쓴 조오 작가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피오 피코 도서관에서 독자들과 만나 무거운 주제를 그림책으로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우연히 죽은 새를 봤고, 방과 후에 땅을 파고 무덤을 만들어줬다"며 "그 죽음이 외로워 보였고 저라도 기억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이후 성인이 된 뒤 한 환경단체의 야생 조류 유리창 충돌 강연을 들었고, 어릴 때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고 했다. 작가는 그림책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그림책이지만, 철저하게 고증하려고 노력했다.
참새가 유리창에 부딪힌 뒤 남은 하얀 충돌 흔적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살렸고, 직박구리, 참새 등 한국에서 유리창 사고로 자주 다치는 종을 선정해 그림책에 담았다.
주인공 까마귀가 여러 새의 깃털을 모아 연구하는 장면은 조류 충돌 감시 활동가가 새들의 사체를 수습하고 기록하는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친한 친구의 사고와 죽음, 환경 문제, 연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어려운 주제가 그림책의 주요 독자인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 같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조오 작가는 "어릴 때 친한 친구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적이 있다. 당시 친구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른들이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쉬쉬하다보니 죽음을 어떻게 슬퍼해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죽음과 상실 같은 슬프고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무거운) 일에 대해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쉬운 개념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이 다정한 언어로 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그림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5 대한민국 그림책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날 북토크는 주(駐)LA한국문화원의 ' LA에서 만나는 K-그림책'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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