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관 "英 '대결노선' 탓 양국 관계 전례 없이 낮은 수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러시아가 영국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영국에 못마땅한 심기를 표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전했다.
더타임스는 러시아 정부가 안드레이 켈린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으며, 이는 영국이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재검토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7년 넘게 영국에서 러시아를 대표해 외교 임무를 수행해온 켈린 대사는 지난달 21일 직무에서 물러났으나 러시아 정부는 켈린 대사를 대체할 후임자를 아직 지명하지 않았다. 주영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 역시 후임 대사가 언제 임명될지에 대한 언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주영 대사 공석 사태로 영국과 러시아 사이의 외교 관계가 사실상 격하됐다는 우려와 함께, 양국 간 소통의 완전한 단절 가능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주영 러시아 대사관은 그러나 콜린 대사의 임무 종료를 러시아가 영국과의 외교 관계를 격하할 의도와 연결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러시아 대사관 측은 그러면서도 "현재 양국 관계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모든 분야에 걸쳐 양국의 관계가 악화한 것은 전적으로 영국의 행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 경색된 양국 관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주 영국산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악화했다.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은 더타임스에 켈린 대사가 그동안 영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영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대결 노선'을 선택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는 영국을 떠나면서도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정책을 재고한다면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바람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상대국에 파견된 대사를 철수시키는 것은 외교 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으면서도 상대에 대한 강한 불만이나 항의를 표현하는 방편으로 인식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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