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황제사택'·회장님 전용 100억대 별장…1.9조 탈루 혐의

입력 2026-08-25 12:00   수정 2026-08-25 13:57

한남동 '황제사택'·회장님 전용 100억대 별장…1.9조 탈루 혐의

한남동 '황제사택'·회장님 전용 100억대 별장…1.9조 탈루 혐의
국세청, 대기업 5개 등 50개 업체 세무조사 착수…상장사 6개
200억대 한남동 집 매수해 사주일가 거주…100억대 회삿돈 인테리어
2주택자 피하려 40억대 집 회사에 팔고 눌러앉아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국세청이 '황제사택'과 관련해 총 1조9천억원대 탈루 혐의를 포착하고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은 25일 중대한 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사택 사적사용 업체 50개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기업은 5곳이었고, 상장사는 6곳(코스피 4곳·코스닥 2곳)이다.



◇ 한남동 200억 주택에 100억대 인테리어…사주일가 거주형 28곳
국세청이 조사 대상을 유형별로 나눈 결과 '사주일가 거주형'이 28곳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강남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지의 고가주택을 사주일가에게 제공하는 형태다.
음식·숙박업을 하는 대기업인 A법인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200억원대 고급주택을 취득하고, 100억원대 증축비와 인테리어공사비를 댔다.
이미 인근에 300억원대의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주택에 거주하려는 사주일가를 위해서였다.
인건비 형식으로 약 200억원의 법인자금도 사주일가에게 부당하게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사주에게는 동종업계 최고 급여 수령자 평균 대비 10배에 달하는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B법인은 40억원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라를 마련해 '황제사택'으로 사용하게 했다.
해외 유학 중인 사주 자녀를 위해 해외 고급 레지던스 임차비용을 대납하고, 체류비를 지원하기 위해 사주 배우자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법인자금 약 30억원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을 하는 C법인은 부산이 본거지이지만, 서울에서 근무하는 자녀가 편하게 살도록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40억원대 아파트를 취득해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인 사주는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사업에 필요하지 않은 부동산을 빌려 고액의 허위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주주인 자녀들에게 이익을 나누기도 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제조업체인 D법인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소재 60억원 상당의 고가 오피스텔을 취득해 사주에게 임대하며 관리비 수준의 소액의 임대료만 청구했다가 세무조사 대상이 됐다.
이 법인은 특수관계법인들과 분식회계로 매출을 조작하고, 해외현지법인에 대부투자 명목으로 송금해 약 100억원의 법인자금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직원 복지라더니 사주일가 전용…고급 콘도·별장 17곳
'별장형' 기업도 17곳이 있었다. 직원의 복지를 명목으로 휴양지의 고가 콘도·별장을 사들인 뒤 '회장님 전용'으로 사용하는 형태다.
E법인은 계열사를 이용해 100억원대 초호화 별장을 취득한 뒤 출입을 철저히 차단해 사주일가 전용으로 썼다.
외국계인 F법인은 1박에 300만원에 달하는 60억원 상당의 고급 단독주택형 콘도를 사주일가 전용 별장으로 사용했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사주의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비 약 20억원을 대납했으며, 사주 동생이 지배하는 국내 관계사에는 수수료, 사주 누나에게는 급여 명목으로 약 60억원의 법인자금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인 G법인은 강원도 평창의 회원제 골프장 내 고급 콘도를 30억원가량에 취득하고, 직원 복리후생 목적인 것처럼 사내 공문, 사용 일지 등을 허위로 꾸며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를 받은 혐의가 포착됐다.
사주일가의 귀금속, 명품 구매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고, 사주로부터 재산 가치가 없는 영업권을 취득하는 등 법인자금을 역시 변칙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야외 수영장까지 있는 고급 단독주택을 직원 기숙사라고 속여 부가세 매입세액공제를 받은 사례, 직원 자녀가 설립한 법인을 통해 유지보수 용역 대가를 부풀리고 사주 자녀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한 사례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1주택 비과세·종부세 중과 회피…법인 동원한 '투기형' 5곳
법인명의 고가주택을 이용해 사주일가의 다주택·대출 규제를 회피하도록 돕는 '부동산 투기형' 기업도 5곳 있었다.
도소매업체인 H법인 사주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관리처분계획인가 직전에 취득해 1세대 2주택자가 됐다. 재건축에 따른 이익 수십억원이 기대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사주는 기존에 보유하던 40억원대 고가주택을 H법인에 넘겨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누리고, 매도한 주택에 무상으로 계속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체는 특수관계법인에 원자재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이익을 나누고, 사주 여동생 등 실제 근무하지 않는 특수관계인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법인자금을 유츨한 혐의를 받는다.

소매업체인 I법인은 유명인이 다수 거주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시가 약 100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사주 일가에게 제공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사주일가는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 강남 아파트 2채를 자신들의 명의로 보유한 채, 이 법인 주택에서 거주하며 종부세 중과 등 다주택 규제망을 빠져나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공시가격 합계 약 200억 원에 달하는 고가주택 2채 중 1채를 법인 명의로 취득한 뒤 사주가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종부세 부담을 줄인 사례, 법인이 사업자 대출을 일으켜 사주 자녀가 30억 원대 단독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법인자금을 지원하고 인테리어 비용까지 대납해준 사례도 확인됐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 2천639채 전수검증해 1천97채 사적사용 확인…"순차 조사 확대"
국세청은 일시보관, 계좌조회, 포렌식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해 사적인 이익을 취한 사주 등는 과세 처분하고,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 행위가 적발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 처벌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고가 법인주택 2천639채를 전수검증한 뒤 사적 사용이 확인된 1천97채(약 42%)를 소유한 법인의 신고내용을 추가 분석해 이번 조사 대상을 추렸다.
국세청 이성글 조사국장은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전수검증 대상 법인도 분석 중"이라며 "탈루혐의가 중대한 법인은 순차적으로 세무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황제사택 외에도 회장 유학자녀 해외 사택 무상제공,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할 것"이라며 "회사의 공적 영역과 사주의 사익 추구 경계가 모호한 기업이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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