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가 쫓아낸 우크라 전 국방 "러에 패전하는 중"

입력 2026-08-26 03:09  

젤렌스키가 쫓아낸 우크라 전 국방 "러에 패전하는 중"

젤렌스키가 쫓아낸 우크라 전 국방 "러에 패전하는 중"
페도로우, 전시 선거 거듭 주장…대선 출마 여부는 즉답 피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서 경질당한 뒤 대권 잠룡으로 떠오른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25일(현지시간) 전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지금이 우리의 미래 궤적을 결정지을 전환점인데, 우리가 점진적으로 서서히 패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모든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전쟁을 끝낼 계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국방장관 시절 드론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다가 돌연 해임된 데 대한 불만이 투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전자 센서로 전선을 감시하고 지상과 공중에 드론을 배치해 병력 투입을 최소화하는 해법을 제시하며 "러시아를 완전히 막아낼 기술이 이미 존재하지만 우리의 비전 부재로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도로우 장관은 현 우크라이나 정부가 "5%의 효율성"으로 굴러간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이 국방장관으로 부임했을 때 국방부 예산 적자가 50억달러에 달했다며 "아마 계획이 바뀌어 그 정도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겨났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국방부 내 부서장들이 방위산업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 활동을 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로이터는 풀이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앞서 전시 선거 시행을 주장했던 것과 관련해 "물류에 막대한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우크라이나는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 이르다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올해 1월부터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이끌었던 35세의 페도로우 전 장관은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러시아를 압박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중국산 드론을 대체할 국산 제품 개발로 전력을 크게 개선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돌연 페도로우 전 장관을 해임했는데, 그가 군 개혁 과정에서 군 기득권 세력과 갈등한 탓에 개각 대상이 됐다는 평가가 확산하며 해임 반대 시위가 잇따랐고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지난 18일 "장기전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선거 실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2024년 5월로 5년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전쟁에 따른 계엄령을 이유로 계속 재임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든 행보로 해석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보도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런 전쟁 상황에서 선거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가 된다"고 밝혔다.
또 페도로우 전 장관을 겨눠 "그는 스스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거나 누군가에게 떠밀리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는가 하면 대규모 반대 시위에 대해서도 "언제부터 마케팅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보다 더 중요해졌나"라고 반문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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