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특급전범 믈라디치 84세로 숨져…보스니아 내전 인종청소
16년간 도피하다 2011년 체포…2017년 유엔재판소서 종신형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보스니아 내전의 핵심 전범으로 이슬람계 주민에 대한 '인종 청소'를 저지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라트코 믈라디치가 84세로 사망했다고 세르비아 국영 RTS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엔 구금시설(UNDU)에 수감돼 있던 믈라디치는 최근 수차례 뇌졸중을 겪었으며, 인지기능 장애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믈라디치의 가족은 그를 조기 석방해 치료를 위해 세르비아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
유엔 산하 국제형사재판소 잔여업무기구(IRMCT)는 성명을 내고 "믈라디치가 헤이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숨졌다"고 확인했다.
믈라디치의 사망 사실이 UNDU 의료담당관에게 즉각 통보됐으며, 네덜란드 당국과 IRMCT가 각각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IRMCT는 "믈라디치가 사망할 당시 남은 형기 집행을 위해 다른 국가로 이송되기를 기다리던 중이었다"고 부연했다.
믈라디치의 유족은 그의 아들이 부고를 듣고 헤이그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발칸반도의 도살자'로 불리는 믈라디치는 19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동북부의 무슬림 마을 스레브레니차에서 8천여 명이 몰살된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비롯해 보스니아 내전 당시 벌어진 세르비아계 군대의 잔학 행위를 지휘한 혐의로 2017년 유엔 전범재판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믈라디치가 휘하 병력에게 보스니아 무슬림들에 대한 공격을 명령하며 "뇌를 불태워버려라"고 말하는가 하면, 스스로를 "세르비아의 신"이라고 칭하기도 했다고 AP는 설명했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집단학살 사건으로 꼽히는 스레브레니차 사건으로 1995년 궐석 기소됐으나 16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1년 세르비아 당국에 체포돼 헤이그에 있는 유엔 전범재판소로 넘겨졌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이어진 보스니아 내전은 1990년대 초 동구권 공산주의 체제 붕괴 후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과정에서 민족·종교 갈등이 폭발하면서 발발했다.
유고 연방에서 탈퇴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에 이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도 독립을 추진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세력이 독립 찬성파인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와 극한 대립하며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벌어졌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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