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8명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미국 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품목관세 대상에 반도체를 포함하면서 반도체는 물론 노트북이나 휴대폰과 같은 전자기기는 국가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중국에서 생산된 애플의 아이폰은 대중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수입되는 식이다. 지난 1월 트럼프 정부는 반도체에 대해 25% 관세를 발표했지만 이는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품에 통행세를 거두기 위한 예외적인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반도체 관세 도입이 더뎠던 가장 큰 이유는 업계의 반발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관세 부과 대상의 범위를 대폭 넓히는 방식이나 단계적인 관세 도입 방식이 고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외국 기업의 관세 감면 혜택을 미국 반도체 제조업 투자와 연계해서 국내 생산을 촉진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 등은 이전에도 미국 내 생산량만큼 수입분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주는 방식을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반도체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내에서는 AI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 반도체 관세 정책이 충돌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관세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크게 높이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고율 관세를 검토하는 데는 반도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주장이 표심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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