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기업 할인 해소 나선 카카오…인적분할 가치평가 '시험대'

입력 2026-08-30 07:55  

복합기업 할인 해소 나선 카카오…인적분할 가치평가 '시험대'

복합기업 할인 해소 나선 카카오…인적분할 가치평가 '시험대'
인적분할로 주주 지분 희석 피해…카카오X 할인·카카오AI 수익성이 변수
노조 "12월 주총서 부결 추진"…카카오 "구성원과 지속 소통"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카카오[035720]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할인)를 해소하고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분할 이후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계열사 상장 과정에서 이른바 '쪼개기 상장' 논란을 겪었던 카카오는 이번에는 기존 주주에게 신설 법인 주식을 지분율대로 배분하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주주 지분 희석을 피하면서 AI 사업과 투자·계열사 관리 사업의 가치를 각각 평가받겠다는 취지지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X의 지주회사 할인 가능성과 카카오AI의 수익성 검증 여부 등을 변수로 꼽고 있다.
노조도 고용 안정 대책과 구체적인 쇄신 방안이 부족하다며 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를 상대로 반대 의견을 전달해 오는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안 부결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카카오 사측은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하겠다고 밝혀 향후 주주와 구성원을 상대로 한 설득 과정이 분할 성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인적분할에도 주가 약세…시장, '지주사 할인·AI 가치' 주목
29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물적분할은 신설 자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방식으로 자회사를 따로 기업공개하면 모회사 기준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이중 상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377300], 카카오뱅크[323410]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쪼개기 상장' 비판에 부딪힌 데 이어 2022년 손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상장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상장을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카카오가 선택한 인적분할은 신설 법인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지 않고 원하는 사업 법인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 친화적인 방안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톡·광고·커머스·AI를 전담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카카오뱅크·페이·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존속법인 카카오X로 기업을 쪼개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했음에도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와 'AI 수익성 검증'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카카오X는 플랫폼 사업이 제외되면서 상장·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순수 투자회사 구조로 바뀐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상장 추진 등 향후 추가 자회사 상장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중복상장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할인 요인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X의 지주사 할인 확대는 가시적이지만 카카오AI의 가치 재평가는 불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카카오X는 카카오톡을 제외한 자회사들의 지주회사 성격이 강해져 통상 30~60%의 지주사 할인율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AI의 2030년 매출 6조 원 목표는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지만 AI 수익화 전략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분할 이후 카카오 생태계 내 시너지 약화도 문제로 꼽힌다.
오 연구원은 "그동안 카카오페이 등 주요 자회사는 카카오톡 트래픽과 유저 데이터 이전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라며 "인적분할로 지분 관계가 분리되면 법인 간 데이터 공유 규제, 수수료 조율, 서비스 우선순위 설정 등에서 실행력이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노조, 분할 반대 주주 설득 나서…카카오 "구성원과 지속 소통"
내부 구성원의 반발도 이번 인적분할의 병목으로 꼽힌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쇄신안과 고용 안정 대책이 없는 분할은 수용할 수 없다"며 오는 12월 1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부결시키겠다고 밝혔다.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카카오의 지분 구조는 김범수 창업자 및 특수관계인이 24.1%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타법인이 38.2%, 외국인이 26.7%, 국민연금이 5.4%, 텐센트 계열(MAXIMO)이 5.2%가량을 갖고 있다.
노조는 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반대표를 모아 출석 주주 3분의 1 이상의 반대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5% 이상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을 우선 접촉해 반대표 행사를 촉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주주들에게도 분할 반대를 촉구하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텐센트 측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그 부분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이번 분할이 임직원들에게 중요한 변화인 만큼,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buil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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