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유엔이 아프리카 노예무역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나라들은 이 제도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31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이날 내놓은 '일반 권고안 40' 문서를 통해 "당사국들은 아프리카 후손들을 위해 모든 구제책을 포괄하는 배상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배상은 "금전적, 비금전적, 구조적으로 고안된 광범위한 조치를 결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AFP통신은 중요한 국제인권조약을 두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것이라며 노예무역 피해 배상 청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새 도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CERD는 1969년 발효된 인종차별철폐협약 이행 감시 임무를 맡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등 18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대서양 노예무역에 깊이 관여한 국가들이다.
당시 노예무역으로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유럽 상인들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갔으며 잔혹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목숨을 잃기도 했다.
AFP는 해당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많은 흑인이 차별과 빈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CERD 패널이자 라이베리아 출신 인권변호사인 펠라 보커-윌슨은 "역사적 불의에 맞서는 것은 오늘날 인종 차별에 대한 투쟁과 분리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상당한 권위가 있는 만큼 관련 소송에서 자료로 사용되거나 법원의 해석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엔은 지난 3월 총회를 열고 아프리카 노예무역을 '인도주의에 반한 가장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123개국은 결의안에 찬성했으며 미국,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등 3개국은 반대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 다수 유럽 국가를 포함해 52개국은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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