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란 등과 SCO정상회의 참석…AI협력·에너지 프로젝트 등 제안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反)서방 연대'로 부상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과 정권 위협 등 안보 문제에 회원국들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100년만의 변화가 속도를 내고,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과 제로섬, 다자와 일방이 격렬하게 경쟁하며, 전쟁의 먹구름은 가시지 않았다"면서 "인류의 운명이 걸린 교차로에서 SCO는 응당 용감하게 역사적 책임을 지고 능동적으로 역사의 항로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보편적 안보(普遍安全)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전통적·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고, '3대 세력'(테러·민족분열·종교극단주의)과 다국적 조직 범죄, 마약 밀매, 통신 사기를 단속하며, 정보·바이오·우주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외부 세력이 각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과 정치적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것, 지역 안정을 파괴하는 것을 엄격히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은 SCO 회원국인 이란이 미국의 공격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그간의 SCO 정상회의에서 '외부 세력의 간섭'을 자주 거론해왔으나 이날 연설에선 '정치적 안보 위해'나 '지역 안정 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더하며 '공동 안보' 기조에 힘을 실었다. 그가 말한 '보편적 안보'는 단일 국가나 안보 영역의 경계를 넘어 위협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톈진 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3회 언급된 '안보'(安全)는 이날 연설에선 12회로 비중이 늘었다.
그는 이날 "중국은 각국과 함께 공동·종합·협력·지속 가능의 안보관을 실천하면서 SCO를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실천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만들 의향이 있다"며 "중국은 SCO가 '4대 안보센터'를 조속히 가동해 회원국의 안보 위협·도전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이날 시 주석은 SCO 회원국에 국제AI응용협력센터를 건설하고, 회원국과 함께 '1천만킬로와트(kW) 태양광'과 '1천만kW 풍력발전' 프로젝트 건설, 향후 3년 동안 100개의 과학·기술 협력 프로젝트 수행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대화와 협상을 견지해 공평하고 질서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우리는 대국과 소국의 평등, 지역 사무의 공동 협의, 대화·협상을 통한 이견의 적절한 처리, 다자 협력을 통한 공동의 도전 대응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SCO 회원국 정상들은 비슈케크 선언을 채택하면서 'SCO 헌장' 의정서와 '안보 위협·도전 대응 종합센터 조례', '마약 단속 센터 조례' 등의 수정·보완을 승인했고, 안보·경제·인문 협력·조직 건설 등에 관한 28건의 문건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SCO 정상회의는 2026∼2027년 순회 의장국으로 파키스탄을 선정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돼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든 다자 협의체다. 이후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현재 회원국 수는 10개다.
초기에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미국 등 서방 진영에 맞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결집에 공을 들이면서 브릭스(BRICS)와 함께 '미국 견제 연대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번 키르기스스탄 정상회의에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등 17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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