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인플레 우려에 국채시장 요동…美 10년물 작년 1월 이후 최고
日 10년물 30년 만에 3% 돌파…영국·독일도 금리 급등하며 최고치
각국 재정확대·국채발행 증가도 압력…단기 변동성 지속 전망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요국의 재정 부담,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잇따라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글로벌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3bp(1bp=0.01%포인트) 오른 4.788%를 나타냈다. 2025년 1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주택담보대출 등의 준거 금리 역할을 하는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역시 2bp 이상 오른 5.272%를 기록하며 2007년 이후 고점에 근접했다.
일본 국채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장중 3%까지 올라 1996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대규모 정부 지출 계획에 대한 우려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에서도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영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919%까지 오르며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금리는 5.224%로 2008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장중 3.339%까지 올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국채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처럼 글로벌 채권 금리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데다, 주요국의 재정 확대와 국채 발행 부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늘면서 채권시장 내 자금 수요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등으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기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11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30% 오른 92.57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2.88% 오른 88.23달러에 거래되며 인플레이션 압박을 키우고 있다.
채권 금리의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낮춰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증시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29%, 0.55%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96% 내리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호주 투자은행 바렌조이의 수석 금리 전략가 앤드루 릴리는 "이번 국채 매도세의 대부분은 연준 정책에 대한 재평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연준이 9월을 시작으로 최소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울리케 호프만 부르하르디 UBS 아메리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국채금리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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