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스라엘 급진 청년집단 조명…"신의 이름으로 폭력" 비판

입력 2026-09-07 03:52  

WSJ, 이스라엘 급진 청년집단 조명…"신의 이름으로 폭력" 비판
힐탑유스, "성경 따라 고토회복" 주장하며 팔레스타인에 폭력
스마트폰도 거부하고 황무지 생활…네타냐후·美대사도 '테러리스트' 비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이스라엘 급진파 청년들이 폭력과 방화 등 초법적 수단을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고 있다고 미국 보수성향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비판적인 논조로 집중 조명했다.
WSJ은 6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폭력 행위를 일삼는 급진 시온주의자 청년 집단 '힐탑 유스'의 실태를 자세하게 전하면서 "신의 이름으로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이스라엘의 폭력적인 방랑자들"이라고 보도했다.
힐탑 유스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미래 수립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신념을 지닌 청년들로, 스마트폰이나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유목민처럼 서안지구 황무지에 사는 집단이다.
신성한 대의의 봉사자로 자처하는 이들은 성서 '민수기'를 근거로 서안지구를 신이 자신들에게 약속한, 회복해야 할 이스라엘 고토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한 폭력도 정당화하고 있다.
이들은 큰 니트 모자를 쓰고 관자놀이 쪽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며, 여성들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나 작업복을 입는다.
공격 행동을 할 때는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지만, 허리에 정통파 유대인 남성이 착용하는 흰색 술을 달고 있기 때문에 쉽게 구분된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집 앞을 가로막고 침을 뱉거나 차량 위에 올라타 방해하는 가벼운 위협부터 농장의 양들을 때려죽이는 등 폭력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지난 7월에는 불법 정착지인 하밧 길라드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총기를 서로 빼앗는 등 충돌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4명과 이스라엘군 예비역 1명, 현역군인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건 직후 힐탑 유스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마을로 몰려들어 주택과 농지, 종교시설인 모스크 등에 불을 지르고, 스프레이로 '복수'라는 히브리어 단어를 새기기도 했다.
힐탑 유스의 최신 소식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7월 중순 이후 팔레스타인 마을 39곳에서 차량 47대와 건물 45채가 불에 탔고 아랍인 57명이 다쳤다는 내용과 함께 "좋은 한 달이었다!"(Good Month!)며 불꽃 모양의 이모티콘까지 단 게시물이 지난달 13일 올라오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폭력 행위를 저지른 이들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해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한 줌의 폭도들"이라고 이례적으로 규탄했지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당시 폭력 사건이 이스라엘을 악마화하기 위해 과장됐고 팔레스타인 측의 공격은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힐탑 유스에 부과했던 제재를 해제했으나, 이들의 폭력 사태가 급증하면서 이 조치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들 정착민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힐탑 유스 청년들은 심지어 이스라엘 군경을 상대로도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난동을 부리는 등 공권력과도 충돌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국내 보안 기관인 신베트 장교 출신인 드비르 카리브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이란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는 이스라엘이 국내의 소규모 극단주의자 집단에 대처하기는 쉬운 일일 것인데도 방치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스라엘이 이 문제를 다루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비영리 단체 '피스 나우'는 최근 3년간 서안지구에 불법 무단 점거지가 수백 개 설립됐다고 집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국의 묵인 아래 설립된 준(準)공식 농장이지만, 일부는 군 당국이 발견하는 대로 철거하는 무허가 기지다.
그러나 당국이 철거하더라도 이들은 다시 기지를 세우기를 반복하며, 철거 횟수가 100번이나 된 기지도 있다고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비당파 싱크탱크인 '유대인정책연구소'의 샘 하이드 연구원은 "힐탑 유스의 힘은 숫자가 아니라 그들의 신념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대표하는 예사 협의회의 이스라엘 간츠 회장은 "폭력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힐탑 유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쫓아냄으로써 이스라엘 정착촌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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