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변인 "물리적으로 사우디와 함께 침략에 맞설 것"
사우디·파키스탄·튀르키예 3국간 방위협정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파키스탄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세에 맞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시사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 수석대변인인 아흐메드 샤리프 차우드리 중장은 "파키스탄은 외교적인 측면뿐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사우디와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물리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다"며 "사우디를 겨냥한 어떠한 침략에도 맞서 그곳을 방어하기 위해 어떤 범위까지든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파키스탄 외무부가 사우디와 어떤 군사적 대응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수위가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은 최근 일주일 만에 예멘 서부 주요 거점인 모카항을 점령한 데 이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까지 손에 넣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 사우디 본토 깊숙한 지역까지 미사일과 드론 타격을 가했으며 예멘 타이즈주 알와지이야 지역 등지에서 사우디가 지원하는 정부군과 격렬한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전투로 최근 2주 동안에만 11만 2천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슬람권 유일의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은 올해 4월 사우디에 8천명 규모의 지상군과 JF-17 전투기 비행대대와 드론, HQ-9 방공망 등을 이미 배치했다.
이란 전쟁과 후티 반군의 공세 강화는 지난달 사우디와 파키스탄, 튀르키예가 체결한 '메카 공동 방위협정'의 첫 시험대로 평가받는다. 이 협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 제5조와 유사하게 상대국에 대한 공격을 집단방위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란의 상존하는 공습 위협과 후티 반군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방공 미사일 재고가 고갈될 위기에 처한 사우디는 프랑스, 영국, 이집트 등에도 방공 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다.
파키스탄의 학자 주나이드 아흐마드는 텔레그래프에 "튀르키예도 파키스탄도 이란과의 직접적인 전쟁에 자발적으로 참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협정은 직접적인 군사 주둔의 서막이라기보다는 이란을 향한 정치·안보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예멘 내전 초기인 2015년 4월 사우디는 파키스탄에 지상군을 포함한 육해공군 파병 요청을 받았으나 파키스탄 의회가 격렬한 토론 끝에 파병 거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파키스탄 정부는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시아파와의 종파적 갈등, 사회적 분열을 우려했고 인접한 이란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려 했다. 이에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의회의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근거 삼아 중립을 지킨다며 파병하지 않았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