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지출 대폭 확대…증설 경계심에 시간외 주가 하락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030년까지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한 가운데 자본지출(CapEx) 규모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4분기(6∼8월)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 26건의 전략적 고객 협약(SCA)을 체결했으며, 이는 2030년까지 매출의 35% 이상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SCA는 고객사가 구매 물량을 미리 확정하는 장기공급계약으로, 지난 분기 16건에서 크게 늘었다.
메로트라 CEO는 "고객사의 재무적 약정은 320억달러(약 43조3천억원)로 늘었고, 대부분은 현금 선수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CA와 기타 고객 약정을 포함하면 2027회계연도 생산량의 75% 이상이 이미 확정됐다"며 "메모리·스토리지 수급은 2027·2028회계연도에 2026년보다 훨씬 빠듯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망도 낙관적이었다.
마이크론은 2027년 HBM 가격이 올해보다 "훨씬 높다"며 HBM 수요가 2028년까지 일반 D램보다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최초의 맞춤형 HBM인 'NV-HBM'이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자본지출도 크게 늘린다.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자본지출은 약 115억달러, 2027회계연도 상반기는 약 250억달러(약 33조8천억원)로 예상하며 하반기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만 2026회계연도 연간 자본지출(273억7천만달러)에 맞먹는 금액을 쓰는 셈으로, 연간으로는 500억달러(약 67조6천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싱가포르 HBM 공장이 2027년 초, 미국 아이다호 1공장과 대만 퉁뤄 공장이 2027년 중반 가동에 들어간다.
주가는 출렁였다.
마이크론 주가는 정규장에서 보합(1천65.11달러)으로 마친 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1천80달러대까지 올랐다.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자본지출 확대 계획이 나오자 1천50달러 선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만회해 오후 7시45분(미 동부시간) 현재 0.25% 오른 1천67.80달러를 기록했다.
호황기 증설 경쟁 끝에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메모리 업계 특유의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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