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팩트시트에서 "상업적 합리성·국내법 충족해야"…韓발표와 일치
'500억불' 금액도 팩트시트엔 없어…트럼프, 일자리 창출 등 성과 부각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못 박았지만, 정작 미국 정부의 공식 자료에서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적 합리성 등을 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명시한 미 정부 공식 문구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수혜 지역인 알래스카가 11월 중간선거 격전지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에 따른 성과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미 상무부가 30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전략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모든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작업에 착수(commence working on Alaska LNG project)"하기로 합의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 관한 미국 측 팩트시트 설명은 한국 정부의 발표와 동일한 내용이다.
한국 정부는 국문으로 된 팩트시트에서 양국이 동일한 조건 충족을 전제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표현했다.
번역상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미 팩트시트 모두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확정적으로 명시하기보다는, 상업성과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전제로 한 조건부 협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 정부 발표와 동일하게 상무부 팩트시트에도 미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국 기업과 공급업체의 참여를 우호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미국이 이 프로젝트로 생산되는 알래스카 LNG에 대해 한국이 '경제성이 확보되는 가격'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보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거나, 구체적인 투자 액수가 정해졌다는 내용은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미 정부 공식 문건의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표와 이어진 소셜미디어 글에서 반복되는 발언과는 온도차가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국 정부는 최대 2천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한국의 대미 투자 사업으로 텍사스 가스화력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 8기 건설, 알래스카 LNG 사업을 발표했다.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선 "이것 하나만으로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 사업에 한국의 투자금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한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을 시작(commence working together)하기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액수도 적었다. 이 글에도 한미 팩트시트에 명시된 사업의 전제조건 언급은 없었다.
프로젝트 사업자인 글렌파른 그룹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백악관 발표 행사에서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즉시 착공할 수 있다며 파이프라인 건설에 3년, LNG 수출까지 약 5년이 걸릴 것이라는 일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수십년간 추진과 지연을 거듭해온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로, 실제 착공을 위해서는 자금 조달과 최종투자결정(FID) 등 절차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 경합지인 알래스카 상원의원 접전 상황을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부인 한미 합의를 실제보다 확정적인 성과로 부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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