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비용도 연구비로 처리, 사내외에서 '위험하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메타 플랫폼이 기업 연구·개발(R&D) 분야에 해주는 세금 공제 제도를 이용해 수십억 달러의 연방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일반적 인프라가 아닌 '실험 시설'이나 '시범 모델'로 국세청(IRS)에 신고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고가의 칩도 '연구 용품'으로 처리해 세금 공제를 받는 식이다.
NYT는 공시자료와 세금 신고서를 분석하고 기업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메타의 연구비 관련 세액공제 금액은 2023년까지 7억 달러 미만이던 것이 2024년에 20억 달러, 2025년에 39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경쟁기업들을 포함해 상장 기업 중 이처럼 크게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은 없었다.
메타는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구매하는 고가의 AI용 컴퓨터 칩이 실험의 일부로 사용되므로 세금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의 이 같은 처리 방식에 대해 위험하다는 지적이 사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연구비 세액공제 전문 자문사 BPM의 안드레 셰브척 파트너는 "AI 데이터센터를 실험적 성격 시설로 분류하는 것은 다소 황당하고 파격적인 발상"이라고 평했다.
내부 회계사들도 이 방식의 위험성을 인정해 증권 신고서에 "연구비 세액 공제와 관련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 절세 혜택이 국세청에 의해 무효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메타가 이 방식을 놓고 투자자와 국세청에 설명하는 내용도 크게 다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게 AI 사업 추진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AI에 대한 우리의 투자가 핵심 사업의 모든 주요 부문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우리 내부 업무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모든 징후가 이 투자에 대한 확신을 준다"고 밝혔다.
반면 국세청에는 AI 데이터센터를 '실패할 수도 있는 거대한 실험'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의 이 같은 세액 공제 활용 방식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NYT는 이런 공격적인 세금 공제 활용은 대기업들에 성공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이 제동을 걸더라도 기업이 합의로 마무리하며 결과적으로 이득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메타는 이미 유사한 세액공제 활용과 관련해 국세청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3년 메타는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같은 새 소프트웨어 발명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그가 행사한 41억 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이 연구 비용에 해당한다며 3억5천500만 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은 바 있다. 국세청은 공제액 환수를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메타의 앤디 스톤 대변인은 "메타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R&D 투자 기업 중 하나"라면서 "지난 5년 동안 R&D 분야에 2천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작년에만 570억 달러를 투입해 첨단 연구를 진전시키고 신기술을 개발하며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원해 왔다.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이런 국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의회가 수십 년 전 마련한 세제 혜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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