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서 설립한 진실위, 4년간 원주민 사미족 피해 등 조사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스웨덴 정부는 원주민인 사미(Sami) 족이 겪은 차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는 권고안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가 발족한 사미족 진실위원회는 4년간의 조사와 스웨덴 전역의 사미인 수백명을 인터뷰한 끝에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위원회는 당초 이 보고서를 정부 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초 치러진 총선 이후 새 정부가 아직 구성되지 않아 전 정부의 문화부 장관에게 보고서를 전달했다.
진실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스웨덴이 국내외 인권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며 사미족은 이런 부당한 처우 때문에 그들의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정부 차원에서 사미족에게 사과하고 보상과 화해를 위한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어린 시절 이른바 '유목민 학교'와 다른 기숙사에 강제로 보내져 폭력과 학대를 당한 노년의 사미인들에게는 정부가 긴급히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정치 지도자들을 포함해 스웨덴 내부에서 반(反)사미 발언이 증가하고 수백 년간 사미인들이 방목지로 이용해 온 토지에서 희토류를 채굴하려 한다는 것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사미족의 토지권 처리 문제는 사미족이 열등한 민족이고 다른 시민들과 동일한 권리와 책임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이념에 의해 악화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사미족에 대한 사과·보상과 함께 국제노동기구(ILO)의 원주민 및 부족민 협약에 대한 비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권고도 보고서에 담겼다.
위원회는 또 사미족에 대한 인종차별 중단과 어린이들이 사미어를 배울 수 있는 더 좋은 환경 제공, 사미족이 전통 토지에서 순록 사육과 다른 문화 관습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차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사미족에 대한 보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역사적 부당함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사미족은 스웨덴 북부를 비롯해 노르웨이·핀란드·러시아 북서부에 걸쳐 살아온 북유럽 원주민으로, 독자적인 사미어 계열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순록 방목과 어업·수렵 등의 생업에 종사해온 사미족을 대상으로 스웨덴 정부는 과거 오랫동안 동화 정책을 폈다.
사미족은 유럽에서 유일하게 인정받는 원주민으로,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도 스웨덴과 비슷한 진실위원회가 설립된 바 있다. 노르웨이는 이미 사미족에게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를 했고 핀란드는 이 문제를 논의 중이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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