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5년 새 70% 하락해 2㎏에 1만1천원대…캠벨얼리보다도 싸져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한때 고급 포도의 대명사로 통했던 샤인머스캣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재배면적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들의 선호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당도 등 품질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서 산지에서는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샤인머스캣 2㎏(L과) 소비자 평균 가격은 1만1천791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3% 하락했다.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49.3% 낮은 수준이다.
5년 전 같은 기간 2㎏당 3만8천원에 판매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71% 떨어졌다.
다른 포도 품종과 가격 수준을 비교해도 샤인머스캣 가격이 낮아졌다. 거봉은 2㎏당 2만45원, 캠벨얼리는 1만5천638원(1㎏당 7천819원)으로, 샤인머스캣 가격이 캠벨얼리보다 싸다.
샤인머스캣이 큰 인기를 끌자 포도 농가가 앞다퉈 재배에 나서 늘어났던 재배면적도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2020년 2천913㏊(헥타르·1㏊는 1만㎡)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2024년 6천30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5천877㏊로 약 7% 줄었다. 올해는 5천228㏊로 전년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포도 재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2.1%에서 2024년 43.1%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38.1%로 낮아졌다.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는 재배면적 급증에 따른 공급 증가와 품질 저하가 꼽힌다. 시장에 먼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충분히 익지 않은 샤인머스캣을 수확해 판매하면서 저품질 제품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농경연이 지난 6월 발간한 '주요 과일·과채류 소비 행태 조사'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중 '품질이 나빠졌다'고 평가한 비중은 37.5%로 '품질이 좋아졌다'(24.4%)는 응답보다 높았다.
농경연은 "샤인머스캣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주로 당도에 집중돼 있다"며 "출하 시 최소 당도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재배·출하 단계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맛이 충분히 들지 않은 포도의 조기 출하를 막아 품질 저하와 가격 하락을 방지하고, 산지유통센터의 품질 관리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실제로 산지에서는 품질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포도협회는 산지에 무게 700g 이상, 18브릭스(Brix·당도 단위) 이상 샤인머스캣만 출하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농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무게 400g 미만, 15브릭스 이하 하품에 대해서는 바로 폐기해 시장에서 격리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재배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한국포도협회 관계자는 "샤인머스캣이 아닌 품종의 재배를 늘리기 위해 샤인머스캣 이외 품종의 삽목묘 구입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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