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후 게시 영상에 전 수장·자살폭탄 테러범 사진
삭제 게시물서 여혐 성향도…이스라엘 항공 보안 공백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테러를 시도한 부기장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과 관련된 게시물이 발견됐다고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오만 국적 부기장 하맘 알함마미(29)의 링크드인과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사건 발생 약 9시간 뒤 테러 조직을 찬양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영상에는 2023년 10월 조종석에서 촬영한 두바이 국제공항의 이스라엘 엘알 항공기들의 모습과 함께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였던 알카에다 전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사진이 담겼다.
아울러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등 9명을 숨지게 한 알카에다 연계 테러범 후맘 칼릴 아부 무랄 알 발라위의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을 수장으로 설립된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으로, 2001년 미국 본토를 겨냥한 9.11 테러를 일으켰다.
영상 마지막 부분에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이슬람 3대 성지 이미지와 함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존엄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구절이 음성으로 담겼다.
이 게시물이 알함마미 본인이 직접 올린 것인지, 사전에 예약된 게시물이었는지, 다른 사람이 대신 올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NN이 AI 검색 모델을 통해 알함마미가 과거 작성했다 삭제한 3천 건 가까운 트위터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종교적 극단주의와 여성혐오 성향이 지속해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알함마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얼굴 가리개인 니캅 착용과 결혼 후 사회생활 중단이라는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일 예비 신부를 찾는 데 겪었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남녀 혼합 근무를 비난하며 그런 환경이 여성의 타락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검찰은 알함마미가 기내 비상용 도끼로 기장을 공격하고 기체를 빼앗으려 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UAE 두바이를 출발해 이스라엘 텔아이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기내에서 발생했다.

인도 국적의 기장은 알함마미가 휘두른 흉기를 맞고 크게 다쳤으나 조종실 문을 열 수 있도록 잠금을 해제했고, 이스라엘 승객 3명과 승무원이 조종실로 진입해 알함마미를 제압했다.
사고 항공기에는 약 180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인이었다. 탑승객들은 알함마미의 난동으로 급강하하는 기내에서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알함마미는 여객기 조종장치를 장악하려고 했으며, 이스라엘에서 여객기를 추락시키고자 했다는 취지로 UAE 수사당국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함마미는 UAE에서 오만인 아버지와 시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알함마미의 링크드인 페이지에는 그가 영국의 버킹엄셔 뉴 대학교에서 공부했다고 적혀 있다. 대학 측은 CNN에 해당 이름의 남성이 3년 과정의 원격교육 과정을 이수해 2023년 항공경영학 학위를 취득했다고 확인했다.
알함마미는 과거 오만항공에서 약 7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극단주의적 견해에 대한 우려로 비행 업무에서 배제된 뒤 다른 직무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에는 모로코 국적항공사 로열에어모로코에 몸담았다가 올해 플라이두바이에 입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의 항공 보안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을 정식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 오만 국적의 조종사가 이스라엘행 여객기 운항을 맡았음에도 사전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교통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교통부 보안 규정에는 외국 항공사 조종사의 테러 위협을 검증하는 항목이 없다"고 인정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