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구팀 "작업기억보다 내재적 동기가 수학 성취도 변화와 연관성 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수학 성취도의 변화에는 숫자와 계산 과정을 머릿속에 잠시 붙잡아두는 능력인 작업기억(working memory)보다 수학에 대한 흥미와 동기 부여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아스트리드 호오스 모린 교수팀은 7일 국제 학술지 현대 교육심리학(Contemporary Educational Psychology)에서 8~16세 학생 833명을 2년 간격으로 추적해 수학에 대한 내재적 동기와 수학 성취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높아지는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오스 모린 교수는 "작업 기억과 수학 성취도 사이에서는 이런 변화의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학생의 수학 실력이 향상되는지 여부에서 내재적 동기가 작업기억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좋은 성적·칭찬 등 때문이 아니라 수학 자체에 흥미와 재미를 느껴 공부하는 내재적 동기와 작업기억은 수학 성취에 중요한 요인으로, 기존 연구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수학 성취에서 중요한 상호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돼 왔다.
연구팀은 작업기억이나 내재적 동기 수준이 높은 학생들은 수학 성적이 더 우수한 경향을 보이지만 이런 능력의 변화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수학 성취도의 변화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적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트론헤임에서 어린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장기간 추적한 조사 연구(TESS) 자료를 활용해 학생 833명을 대상으로 8세부터 16세까지 수학 성취도와 수학에 대한 동기, 작업기억의 변화를 살펴봤다.
수학 성취도는 교사가 평가하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은 학생이 설문에 답하게 하고, 작업기억은 숫자를 역순으로 말하게 하는 검사 방식으로, 세 요인을 모두 8세부터 16세까지 2년 간격으로 반복 측정했다.
특히 학생들 간 원래 작업기억 및 동기 수준 차이와 같은 학생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변화를 구분해, 이들이 수학 성취도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작업기억이 좋은 학생이 수학을 잘한다'는 상관관계를 넘어 내재적 동기와 수학 성취도가 서로 영향을 주며 높아지는 방향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특정 시점에 평소보다 수학에 대한 내재적 동기가 높은 학생은 2년 뒤 수학 성취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반대로 수학 성취도가 높아지면 2년 뒤 내재적 동기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런 관계는 작업기억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런 동기가 높아지면 수학 학습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학을 잘하게 되면서 다시 흥미가 높아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업기억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작업기억이 좋은 학생일수록 수학 성취도가 높은 경향은 분명했지만, 같은 학생의 작업기억이 평소보다 좋아졌다고 해서 2년 뒤 수학 성취도가 더 높아지거나, 수학 성취도가 좋아졌다고 해서 작업기억이 더 크게 향상되는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는 작업기억과 수학 실력 사이에 관계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학생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개인차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 학생의 수학 실력이 변하는 과정을 작업기억의 변화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수학 교육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며 작업기억을 훈련하기보다 학생이 수학을 흥미롭고 의미 있게 느끼고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을 하도록 돕는 접근이 수학 성취도의 변화를 촉진하는 데 더 유망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이 연구는 장기간의 관찰자료를 분석한 연구여서 내재적 동기를 높이면 수학 실력이 반드시 향상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수학을 잘하는 데 필요한 '머리'와 수학을 계속 공부하게 하는 '마음'의 역할을 구분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Contemporary Educational Psychology, Astrid Hoas Morin et al., 'Do better working memory and higher intrinsic motivation predict greater math achievement? Disaggregating within-person and between-person effects in a birth cohort followed from age 8 to 16, https://doi.org/10.1016/j.cedpsych.2026.102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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