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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중국서 잡아 제주서 말린 생선…제품명에 '제주' 붙여도 될까

입력 2026-10-11 08:00  

[팩트체크] 중국서 잡아 제주서 말린 생선…제품명에 '제주' 붙여도 될까

[팩트체크] 중국서 잡아 제주서 말린 생선…제품명에 '제주' 붙여도 될까
포장지 앞면엔 '제주', 뒷면엔 '중국산'…연관성 있다면 상품명에 지역명 가능
국내서 가공해도 원산지는 중국…상품명과 원산지는 별개
"해당 지역 재료 사용·제품 가공·협업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중국에서 잡은 생선을 제주에서 건조·가공했다면 이 생선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포장지 앞면에 '제주에서 말린 자연산 생선'임을 강조한 제품의 원산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포장지의 광고 문구와 달리 포장지 뒷면에는 해당 생선의 원산지가 중국으로 표기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게시물에는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가령 포장지에는 '포항 구룡포 과메기'라고 적혀 있지만 꽁치 원산지가 대만이었다거나 '대관령 황태채'라고 하지만 러시아산 황태였다는 식이다. '안동 간고등어'를 구매했더니 노르웨이산 고등어였다는 후기도 있다.
수산물이 아닌 식품류도 마찬가지다.
국내 한 지역 이름이 붙은 과일 젤리를 샀는데 주요 재료 원산지와 제조 공장이 모두 중국으로 표시돼 있었다는 후기도 있다.
이처럼 국내산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기법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해외 농수산물을 국내서 가공했다고 국내 지역명이 들어간 상품명을 써도 되는지, 또 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지역명을 넣을 수 있는지 등을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를 통해 확인해봤다.



◇ 원산지 외국인데 포장지엔 국내 지역명?…"연관성 있다면 표기 가능"
논란이 된 제주에서 말린 생선 제품은 제품명과 브랜드명에도 모두 '제주'가 들어가 더욱 오해 소지가 있었다고 처음 해당 글을 올린 게시자는 주장했다.
이를 두고 SNS에선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가공 지역을 상표명이나 포장지에 쓰는 것이 이미 오래된 관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처럼 수입 재료를 국내에서 가공했다고 국내 지역명을 표기해 판매해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제품의 제조·가공이나 원재료 등과 해당 지역의 연관성이 있다면 상품명 등에 지역명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산 해산물이지만 제주에서 가공했다면 상품명 등에 '제주'를 쓸 수 있다.
식품명 관리를 관할하는 부처인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표시광고법(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상 기준으로 제주에서 제조나 가공하지 않는 등 제주와 연관 지을 점이 하나도 없다면 사실과 달라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연관성이 있다면 지역명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연관성을 가늠하는 기준은 재료나 가공 장소 등을 모두 포함한다. 또 지역명을 상품명에 넣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원재료 비율 기준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SNS에서 논란이 된 제주 생선 제품의 경우 주재료의 원산지가 중국이라고 해도 제주에서 가공했다거나 제주산 재료가 일부 사용됐다면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해당 제품의 원산지 표시를 보면 '제주 해수'가 일부분 사용된 것으로 나오며, 제조원도 제주에 있는 것으로 표기돼 있다.
그 지역만의 독특한 방식이 적용됐다거나 지역과의 협업(컬래버레이션), 업무 협약 등도 지역명을 표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제품명의 일부로 지역명을 표시하는 경우 해당 지역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다면 표시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식품표시광고법 및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서는 제품명의 일부로 특정 지역명을 표시하는 것에 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특정 지역명 사용과 관련해 해당 지역과의 연관성(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제품의 제조·가공 작업의 진행, 그 지역만의 독특한 방식, 협업, 업무협약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타법('원산지표시법', '상표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영업자 책임하에 표시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SNS에서 비슷한 사례로 언급된 과일 젤리의 경우 원산지 표시에 국내 특정 지역산 과일이 0.1% 포함된 것으로 표시돼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명을 써도 된다.
천안 호두과자인데 미국 캘리포니아산 호두를 썼다거나 부산 어묵인데 실제 제조공장은 다른 지역에 있는 등 온라인에서 거론되는 다른 사례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미국산 호두를 사용했어도 천안에서 제조했다거나 다른 지역 공장에서 만들었더라도 부산에서 생산된 재료를 사용하면 천안 호두과자나 부산 어묵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 상품명과 원산지는 별개…수산물의 원산지 기준은
그러나 상품에 지역명을 사용할 수 있는지와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원산지는 법에 따라 정확하게 표기돼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산 생선을 국내에서 가공했다고 국내산으로 표시해선 안 된다.
SNS에선 특히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기준이 관심을 받는다. 농산물과 달리 생선은 국내 선박이 원해에서 잡기도 하고 외국 선박이 한국 근처의 공해상에서 조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산물은 기본적으로 어획 해역을 기준으로 원산지를 표시한다. 그러나 공해에서 어획한 수산물은 선박의 국적에 따라 원산지가 결정된다.
수산물의 원산지 관리를 관할하는 해수부는 "공해에선 해당 선박의 국적에 따라간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 영해가 아니라도 우리나라 배가 잡은 수산물은 국산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원양어업으로 해외 수역에서 어획한 수산물은 별도의 표시 기준이 적용된다.
원양산업발전법 제6조에 따라 원양어업 허가를 받은 어선이 해외 수역에서 어획해 국내에 반입한 수산물은 '원양산'으로 표시하거나 '원양산' 표시와 함께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의 해역명을 표시한다.
중국산 오징어를 가져다가 국내에 가져와 국내산 재료도 첨가해 오징어젓갈을 가공했다면 이 오징어젓갈의 원산지 표시는 어떻게 될까.
원산지표시법 시행령 제3조제2항에 따라 가공품은 기본적으로 배합비율 1~3순위까지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징어젓갈 제품이라면 오징어가 중국산임을 표시해야 한다.
또한 원료 농수산물 명칭을 제품명 또는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표시 대상이 아니라도 추가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국내 지역명이 붙은 과일 젤리도 비록 과일 함량이 0.1%라고 해도 제품명에 언급된 만큼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SNS에서 일부 식품 포장지에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아 국산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원산지 표시 대상으로 지정된 수산물과 그 가공품은 포장재에 직접 인쇄하거나 스티커 등을 이용해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므로 이는 위법이다.표시하지 않은 생산·유통·판매자는 5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면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거짓 표시 위반으로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 또 거짓 표시를 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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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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