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10% 미만 충전소에 GPU 컨테이너 배치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놀고 있는 충전소 전력을 인공지능(AI) 칩 가동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왔다. 전력망 연결에 수년씩 걸리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난을 파고든 것이다.
미국 뉴욕 소재 전기차 충전업체 질(Xeal)은 향후 18개월간 자산담보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약 20억달러(약 2조7천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7일 보도했다.
질은 미국과 캐나다 약 500개 도시의 고급 아파트와 상업용 건물 등에서 충전소수천 곳을 운영하고 있다.
니킬 바라드와지 최고경영자(CEO)는 충전소 평균 가동률이 10%에 못 미쳐 막대한 유휴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은 오는 12월부터 시카고와 휴스턴, 댈러스의 주차장 충전기 옆에 엔비디아 AI 칩 약 48개를 담은 주차 공간 1칸 크기의 컨테이너를 설치한다.
이미 고객사들과 컨테이너 100개 분량의 컴퓨팅 용량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조달 자금으로 컨테이너 1천개를 배치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5만개, 60메가와트(M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갖춘다는 목표다.

질은 지난달 18일 이 사업을 발표하면서 장기적으로 GPU 10만개 이상을 배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당시 이 구상에 엔비디아 관계자가 "AI 인프라는 더 분산되고 유연해야 한다"며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AI 업계는 전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에너지 정보업체 커런스에 따르면 전력공급 제약, 지역 반발, 건설인력 부족 등으로 올해 미국에서 가동 예정이던 대형 데이터센터 용량 약 16기가와트(GW) 가운데 30∼50%는 연내 가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바라드와지 CEO는 "몇년을 기다리는 대신 몇주 만에 컴퓨팅을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구상은 전기차 시장 부진의 돌파구이기도 하다. 미국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9월 연방 세액공제 종료 이후 3분기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질은 건물주에게 컨테이너 설치 공간 임대료와 전기요금을 대신 내주는 대가로 충전기 투자 회수 기간을 5년에서 2년 반으로 줄여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AI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어 질이 목표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지적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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