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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 수병을 찾아라…트럼프 '항모사출기 귀띔' 미스터리

입력 2026-10-14 06:31   수정 2026-10-14 07:06

정체불명 수병을 찾아라…트럼프 '항모사출기 귀띔' 미스터리
트럼프, 8월에 항모 전투기 사출기 '전자식→증기식' 바꾸는 각서에 서명
"미군, '전자식보다 좋다' 조언한 수병 '빌 존스' 색출하려 했지만 실패"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현재 건조 중인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인 'CVN-81'에 탑재될 '캐터펄트'(catapult·전투기 이륙을 도와주는 사출기)를 신형 전자식이 아닌 구형 증기식으로 바꾸는 계획을 세우라고 국방부(전쟁부) 장관에게 지시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미군이 항모에 증기식 사출기를 탑재한 건 2009년 미 함대에 합류한 니미츠급 항모 조지 H.W. 부시함(CVN-77)이 마지막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에게 해군을 뒤흔드는 영감을 준 정체불명 수병의 미스터리' 제하 기사에서 해당 각서 서명이 "미군 당국자들에게는 오랜 적인 '빌 존스'의 귀환을 의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존스를 '해군에서 25년간 복무한, 증기 냄새를 사랑하는 사출기 운용병'으로 묘사하면서, 그가 구형 증기식이 신형 전자식보다 우수하다고 자신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4월 연설 때 존스와의 만남을 설명했다. 자신이 실제 사출기 운용 인력을 만났으며, 한 수병이 자신에게 '증기 사출기라는 검증된 방식을 버리는 건 실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해당 수병은 "전자식 사출기가 고장 나면 매사추세츠 공대(MIT) 출신 천재들이 수리해야 하지만, 증기식은 망치와 토치로 고칠 수 있다"고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첫해인 2017년 7월 세계 최대 규모 핵항모인 제럴드 R. 포드함의 취역식 때부터 사출기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니미츠급에 이은 최신형 항모 제럴드 R. 포드함에 처음 전자식 사출기를 탑재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기술 탓에 건조 일정이 수년 지연되고, 예산 역시 수십억 달러가 초과한 것에 문제의식을 품은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더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고, 집권 1기 임기는 종료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1월 아이오와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존스'를 직접 언급했다. 집권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2025년 2월 털시 개버드 전 국가정보국장 임명식에서 전자식 사출기의 문제점을 재차 거론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기식 사출기를 복구하라는 행정명령을 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8월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다가 결국 각서에 서명했다.
해군 지도부는 '존스'를 찾아 나섰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간 무기 프로그램의 전면 재검토였기 때문에 존스의 발언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려 했지만, 결국 그를 찾지 못했다.
WSJ 역시 '존스'를 찾기 위해 전·현직 해군 당국자, 의회 의원, 백악관 보좌진, 업계 임원들에게 연락을 취했다면서 "접촉해본 그 누구도 이 수병의 신원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WSJ은 그러면서 "해군은 여전히 이 수병과 대통령이 우연히 마주친 사건의 여파를 처리하고 있다"고 짚었다.
WSJ이 인용한 해군 고위 당국자와 해양 전략가들에 따르면 증기식 사출기 재도입에는 상당한 수준의 설계 변경과 비용이 뒤따르며, 증기식 사출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 등이 있다.
또한 전자식이 증기식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미래 전쟁에서 더 효과적일뿐더러 증기식을 항모에 재도입하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도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해군 전문가 드라이언 블라크는 "결국 수십억 달러가 들어가는 변화일 수 있는데 그 원인은 한 명의 수병이 대통령과 나눈 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 사람이 미친 영향의 규모를 생각하면 정말 믿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훙 카오 해군장관 대행은 8월 해군에 내린 지시에서 "이 문제를 시행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 이제 우리 임무는 이를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이행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WSJ은 "이 함정(CVN-81)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만료 전에 완성되지 않을 것이며,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중 최소한 한 곳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구형 사출기를 장착한 신형 함정이 실제로 함대에 합류할 가능성은 크게 작아진다"며 "그럼에도 해군은 (트럼프의 지시를) 전속력으로 추진 중"이라고 짚었다.
min2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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