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넘은 브루클린박물관, 미국 내 최고 수준 이집트 컬렉션 보유
고대 이집트 유물 1천200여점 상설 전시…옛 장례문화 전시실이 '볼거리'
올해부터 금박 장식 '사자의 서' 첫 공개…일본 거쳐 12월 서울서 특별전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죽은 주인을 대신해 사후세계에서 노동을 바칠 '대리 인형', 생전의 얼굴이 생생하게 남겨진 2천 년 전 미라, 그리고 황금빛으로 빛나는 6.4m 길이의 '사자의 서'까지.
미국 뉴욕 브루클린박물관 3층에 들어서면 고대 이집트인들이 꿈꿨던 '영원한 삶'의 신비가 눈앞에 펼쳐진다.
1823년 설립돼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미국 내 최고 수준의 이집트 컬렉션을 보유한 '이집트 유물의 보물창고'로 꼽힌다. 연면적 5만2천㎡에 달하는 거대한 석조 건물 안에서도 이집트 상설전시실은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 중 하나다.
15일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3층 이집트 상설전시실에 조각과 부조, 회화, 도자기, 파피루스 등 1천200점 이상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브루클린박물관이 보유한 이집트 유물들은 미국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고 수준이 높은 컬렉션 중 하나라고 박물관 측은 소개한다.
이 거대한 컬렉션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1902년 첫 이집트 유물을 소장한 이래 1906년부터는 고고학 발굴을 후원하며 본격적으로 진품을 모았고, 미국 이집트학의 선구자인 찰스 에드윈 윌버 재단의 대규모 기증이 더해졌다.
특히 1937년 뉴욕역사협회로부터 2천여 점의 유물을 대거 이관받으며 세계적 '보물창고'로 도약했다.
이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고대 이집트인의 독특한 장례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다.
브루클린박물관은 2010년 '미라의 방'을 개설해 미라와 장례용품 등 170여점을 소개한 데 이어 현재도 장례문화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은 뒤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사후세계에서 필요한 물품을 무덤에 함께 묻는 풍습이 발달했다.
대표적인 유물이 작은 사람 모양의 '샤브티'(Shabti) 인형이다.
이 인형들은 사후세계에서 주인 대신 밭을 갈고 물을 나르는 등의 노동을 수행하라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인형에 새겨진 주문에는 사후세계에서 주인이 일을 하라는 명령을 받으면 대신 나서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박물관이 소장한 대표적인 미라 가운데 하나인 '데메트리오스의 초상화와 미라'는 약 2천년 전 이집트에 살았던 한 개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일반적인 미라와 달리 얼굴 부분에는 생전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초상화가 붙어 있고, 미라를 감싼 천에는 고인의 이름과 59세라는 사망 당시 나이까지 기록돼 있다.
로마 지배기의 이집트에서 제작된 이 미라는 이집트의 전통적인 미라 제작 방식과 그리스·로마의 초상화 문화가 결합한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장례문화 전시실에서는 또 다른 보물을 만날 수 있다.
올해 1월 30일 처음 일반에 공개된 길이 약 6.4m의 금박 장식 '사자의 서'다.

'사자의 서'는 죽은 사람이 사후세계에서 마주할 위험을 극복하고 영원한 삶에 이르도록 돕는 주문을 담은 장례 문서다.
이번에 공개된 파피루스에는 가장 방대한 버전의 '사자의 서'에 수록된 162개 주문이 거의 모두 담겨 있으며, 삽화 일부에는 금박이 입혀져 있다.
특히 시작부터 끝부분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완전한 형태의 필사본으로 평가된다.
이 문서는 과거 보존 작업 과정에서 산성 종이에 부착되는 바람에 계속 훼손됐으나, 박물관이 3년에 걸친 복원 작업을 통해 원형을 최대한 되살렸다.
이처럼 방대한 브루클린 박물관의 고대 이집트 컬렉션은 뉴욕을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일본 7개 도시에서 열린 '고대 이집트의 미스터리를 풀다' 특별전이 대표적이다. 브루클린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을 소개한 도쿄 전시에는 약 70일간 18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일본에 이어 오는 12월 11일부터는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연합뉴스와 브루클린박물관, 동아일보, 채널A가 공동 주최하는 '미라, 봉인된 신비' 특별전이 열린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데메트리오스의 초상화와 미라'를 비롯해 브루클린박물관이 소장한 고대 이집트 유물 150여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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