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마음의 병, “당신은 괜찮은가요?”

입력 2019-11-14 10:05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예슬 대학생 기자] 최근 우울증을 겪은 연예인의 사망 소식은 많은 이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줬다. 이 사건의 큰 화제는 공격적인 악플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정신질환이 한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은 비단 연예인에게만 있는 특수한 질병이 아니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생길 수 있는 보편적인 질병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겪는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대학생, 현대인이 많다. 정신질환과 그 영향,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을 알아보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 보자.











대학생들이 겪는 정신질환은?…우울·불안·적응장애

대학생들이 주로 겪는 정신질환으로는 우울장애(우울증), 불안장애, 적응장애가 있다.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란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적 증산을 일으켜 일상 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의욕저하와 우울감이다.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란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이다. 불안과 공포는 당면한 위험에 대한 경고 신호로써 정상적인 정서 반응이지만, 지나칠 경우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더 어렵게 하고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증상을 유발한다.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란 스트레스성 사건을 겪은 후, 지나치게 강하게 나타나는 감정적, 행동적 반응이다. 적응장애는 개인의 취약성, 지지 체계, 사회·문화적 기준과 가치 등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며 발현될 수 있다.



정신질환은 약물, 상담 등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바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친다면 그 심각성은 커진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라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도 있지만, 중등도 이상의 정신질환은 덮어놓고 꾹 참아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정신질환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정신의학신문’, 대한정신건강재단 ‘해피마인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현채 경희궁 삼성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이하 장현채 원장)을 만나, 정신질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해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현채 경희궁 삼성정신건강의학과 의원장. (사진=이예슬 대학생기자)









정신질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장현채 원장은 “대학생 환자들이 또래 관계, 학업 스트레스와 취업에 대한 압박감을 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중에는 처음에는 단순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다가, 견디지 못할 수준에 이르러서야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공부하고 친구들을 만나며 활동해야 할 지금의 시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변화들이 다시 우울감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장 원장은 “경도 우울증의 수준이라면, 수면시간을 잘 지키고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등 행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치료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학교의 상담소나 심리 상담 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길 권장했다. 상담소에서 우울증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거나 중등도 우울증의 경우라면, 병원에 빨리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을 인지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일지라도 병원에 가기는 쉽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상담자, 환자들은 ‘정신병자’, ‘사회 부적응자’, ‘나약한 사람’으로 낙인찍는 편견들로 인해, 자신의 마음의 병을 쉽사리 다른 이들에게 꺼내놓기 힘든 것이다. 현재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사회적 인식은 어떨까. 또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장 원장은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도 사회적 시선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들이 매스컴에 자신의 병을 알리면서 사회적 편견이 조금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 이 사회에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 원장의 말에 의하면 특히 대학생과 같이 어린 자식을 둔 부모들은 자녀들이 정신질환이 아니라 일시적인 증상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학교 1학년이라고 해도 미성년자인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 치료 시 보호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보호자가 정신과 낙인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나중에서야 치료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정신과 약이 중독성이 있다는 인식 때문에 치료를 꺼리기도 한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치료 기록이 입사지원 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한다는 게 장 원장의 설명이다.

정신과 약 처방과 치료 기록이 남는 것 등 정신과 치료와 관련한 소문들이 사실일까. 정신과 약은 크게 항우울제, 항정신병약, 안정제, 수면제가 있다.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은 호르몬에 작용하는 약으로, 꾸준히 먹으면 호르몬이 올라가서 약 없이도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제다.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은 치료제이기 때문에 의존성이나 내성이 없다. 안정제와 수면제는 중독성, 내성, 금단 현상이 있지만, 초기에 불면을 치료하기 위해 항우울제와 사용한다. 증상이 호전되면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치료제와 안정제, 수면제를 구분하기 힘들다. 이에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생겨난 것이다. 또 정신과 치료 기록은 병명과 처방 내용이 담긴 비용 청구를 위한 목적으로 남는 것이며, 다른 곳으로 유출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장 원장은 “환자들은 특별하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는 사회적 인식은 사라져야 한다”며 증상이 있으면 부담 없이 정신과에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지위나 개개인의 의지와 성격과 관계없이 확률적으로 나타나는 병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의지가 약해서 걸렸는지 묻기 힘든 것처럼, 정신질환도 자신이 갖고 있는 약한 인자와 스트레스가 맞물려 발현되는 질환인 것이다. 일반인들은 환청, 환각, 피해망상과 같은 정신병과 기분과 관련한 정신 질환을 잘 구분하지 못해 잘못된 인식이 생겨난다. 요즘엔 정신병보다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같이 흔히 일반 사람들도 겪을 수 있는 병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더 많다.





내 가까이에 있는 친구나 가족 모두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고, 우리 자신 또한 마찬가지다. 정신질환은 숨기거나 놀림당할 질환이 아니다. 감기처럼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약을 먹으면 금세 낫는 것처럼 치료를 받으면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곪게 내버려 둔다면 이후의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혹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면 주저 없이 지인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자. 우리의 삶은 소중하다. 더욱 건강하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인생을 채워나가길 바란다.

min503@hankyung.com
[참고자료=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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