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준비된 대통령' 뭘 준비했다는 건지

입력 2013-02-24 16:52  

이현진 정치부 기자 apple@hankyung.com


18대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24일. 기자는 취임행사 자료를 구하는 과정에서 때 아닌 ‘뺑뺑이’를 돌아야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취임식과 관련해선 업무협조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취임식을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에게 연락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문화부 관계자는 “우리는 기자들의 취재 지원만 하니, 자료를 구하려면 새누리당이나 취임준비위원회에 물어보라”고 넘겼고, 준비위 측에선 다시 “취임식은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하니 그곳에 문의해보라”고 했다. 취임식에 관여하는 이들은 저마다 책임을 떠넘겼다.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니 준비도 부족했다. 김진선 취임준비위원장은 “지난 15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몇몇 바뀌는 사항이 있지만 큰 줄기는 똑같아 굳이 다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 전날 관련 내용을 모두 미리 공개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취임식 준비뿐만이 아니다. 당장 25일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업무를 시작하지만 박 대통령을 도울 1급 비서관들의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비서진 인선은) 오늘 발표하지 않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인선이 늦어지자 참모들은 박 대통령에게 청와대 업무공백을 줄이기 위해 비서진부터 임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여당 안에서도 잡음이 일었던 정부조직 개편안은 처리가 묘연하다. 정부 출범이 코앞에 다가와서야 발표한 장관 인사는 각종 의혹으로 ‘최소 3명은 낙마’라는 얘기가 나온다.

준비 부족으로 정상적인 새 정부 출범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 대해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마련한 타임테이블에 따라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결국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발은 불가능해졌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들고 당선된 박 대통령이지만 준비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새 정부의 정상적 출범은 고사하고 당장 취임식 준비조차 당과 정부의 손발이 안 맞는 것을 보면서, 과연 무엇을 준비해왔다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이현진 정치부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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