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소니, 5년 만에 흑자전환…日 '엔低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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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25 22:05   수정 2013-04-26 01:59

살아난 소니, 5년 만에 흑자전환…日 '엔低 잔치'

韓·日기업 희비 엇갈려

5년 만에 흑자전환…현대차는 1분기 영업익 10% 감소




엔저(低) 여파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엔저의 날개를 달고 예상밖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면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엔저 효과가 일본 대표 수출기업들의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진 가운데 전자업체인 소니도 5년 만에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소니는 25일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연결 최종 손익이 400억엔(약 4500억원)의 흑자를 낼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예상치(200억엔 흑자)를 두 배가량 웃도는 실적이다. 소니의 흑자 전환은 2007 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2012 회계연도 실적과 관련한 최종 확정 수치는 다음달 9일 발표된다. 소니는 2011 회계연도에 4566억엔(약 5조1500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도 예상을 웃돌았다. 2012 회계연도 연결 매출은 6조8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기존 전망치(6조6000억엔)보다 2000억엔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도 예상치(1300억엔)보다 1000억엔 많은 2300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다.

엔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지난 2월 소니가 기존 전망치를 발표할 당시 상정했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8엔, 엔·유로 환율은 유로당 115엔이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적극적인 금융완화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회계연도 마지막 분기(올 1~3월)에 실제 적용된 환율은 달러당 92.4엔과 유로당 121.9엔으로 5~6% 정도 높아졌다. 그만큼 엔화 가치는 떨어져 장부에 기입하는 엔화 환산 수치가 커진 것이다.

엔고(高) 시절 실시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희망퇴직 공장폐쇄 등과 더불어 작년 9월 삼성전자와의 액정표시장치(LCD) 합작사업에서 손을 뗐고, 미국 뉴욕에 있는 본사 건물도 11억달러에 매각했다. 이 밖에 최근 일본 증시의 상승세로 자회사인 소니생명의 운용 실적이 나아진 것도 이익 규모가 늘어난 요인이다.

포스코도 '엔저 영향권' … 1분기 영업익 4.7% 감소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엔저 수혜를 입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2012 회계연도 연결 순이익이 전년보다 59% 늘어난 380억엔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130억엔의 2.9배에 달하는 수치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188억엔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다음달 8일 실적을 발표하는 도요타자동차의 순이익도 5년 만의 최대치인 8000억엔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엔저와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 차질 등으로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7% 감소했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 콜(기업설명회)을 열고 1분기 영업이익이 1조868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3분기 연속 2조원을 넘지 못했다.

판매대수와 매출은 증가했지만 환율 변동으로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진 탓에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달 초 미국 리콜 사태로 인한 충당금 반영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 낮아진 8.7%에 그쳤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초 엔·달러 환율을 86~87엔으로 전망했지만 1분기 평균 94엔으로 급변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엔저에 따른 한국 자동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이지만 일본 경쟁 업체들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엔저 타격이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117만1804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노조의 휴일 특근 거부와 내수시장 침체로 판매대수가 0.7% 줄었지만 해외 공장의 추가 생산으로 만회했다.

포스코 역시 엔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717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4조5820억원, 순이익은 2920억원으로 각각 10.6%, 54.1% 줄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는 최근 달러당 100엔에 육박하고 있는 엔저 현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재열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상무)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고객인 자동차나 전자 기업들 역시 엔저로 힘든 상황이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전예진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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