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쇼크'…도요타·혼다 美 판매 6% 늘 때 현대차 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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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2 17:17   수정 2013-05-03 02:53

'엔低 쇼크'…도요타·혼다 美 판매 6% 늘 때 현대차 2% 줄었다

올들어 자동차 최대 격전장 미국서 희비 교차

닛산, 7개 모델 가격 최대 10% 인하
주가도 도요타 38% ↑ 현대차 12% ↓
현대차노조 주말 특근 거부로 공급도 차질




일본 자동차회사 닛산이 미국에서 차값 인하를 발표한 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버지니아주 비엔나의 닛산 딜러점에는 수백대의 신차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에 있는 현대차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딜러점 관계자는 “최근 며칠 동안 닛산 대리점에서 야적장에 물량을 쌓아놓고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며 “도요타 혼다 등 다른 업체까지 줄줄이 가격을 내릴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일본차 가격 공세 본격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가격 인하 공세가 시작됐다. 닛산은 3일부터 미국에서 판매 중인 18개 모델 가운데 7개 모델 가격을 최대 10.7% 인하하기로 했다.

알티마는 2.7%(580달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르마다는 10.7%(4400달러) 할인한다. 센트라 주크 무라노 로그 맥시마 등도 값을 내렸다. 이번에 가격을 내린 7개 가운데 3개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모델이다. 엔저를 등에 업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닛산은 올해 1~4월 미국에서 작년보다 3.2% 증가한 40만6000여대를 판매했다.

도요타 혼다가 6% 이상씩 판매를 늘린 것과 비교하면 부진하다.

닛산이 가격을 내리면 직격탄을 입는 곳은 판매 규모가 비슷한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올 1~4월 미국에서 닛산보다 4000여대 적은 40만2000여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2.3% 줄었다.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6.9% 늘었는데도 9300여대 덜 팔았다. 반면 혼다는 46만8650대를 판매, 현대·기아차와 6만대가량 격차를 벌렸다. 도요타는 1~4월 판매량이 70만대를 돌파했다.

○주가에도 악영향

엔저 여파가 지속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일본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현대·기아차는 주간2교대제 시행에 따른 생산량 감소, 최근까지 이어진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 등으로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 관계자는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인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의 20~30% 정도를 한국에서 수입해온다”며 “물량을 제때 대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도요타 주가는 연초보다 38.6% 오른 반면 현대차는 11.9%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브레이크등 스위치 불량으로 170만대를 리콜하면서 주가가 이틀간 9.4% 급락하기도 했다. 도요타도 에어백 불량으로 173만대를 리콜했지만 주가는 5.8% 올랐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국내 시장도 ‘빨간불’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경고등이 켜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도요타는 현대차가 진출하지 않은 일본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판매를 늘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과 브릭스(BRICS) 시장에서 도요타보다 선전하고 있지만 유럽 경기 침체와 신흥시장 성장세 둔화로 판매 증가가 정체돼 있다.

도요타는 브릭스 시장에서도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영토 분쟁으로 인한 반일감정이 수그러들 시점을 고려해 신차를 준비 중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한국도요타는 프로모션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실상 가격 할인이나 마찬가지다. 지난달 4900만원대 ES 300h프리미엄을 출시했다. 렉서스 CT200h는 약 370만원에 해당하는 4년간의 차량유지비를, RX450h는 최대 500만원가량인 등록 제반비용 전액을 지원했다. 신차인 벤자도 700만원가량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이달에는 도요타 캠리를 300만원 현금 할인해주기로 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지난달 렉서스 ES300h가 340대가량 판매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가격 인하 대신 프로모션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워싱턴=장진모 특파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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